윤석열 "극빈하고 못 배운 사람은 '자유' 뭔지 몰라"…논란되자 "무시 아냐"

입력 2021-12-22 17:46수정 2021-12-2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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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교육, 경제 역량 있어야 자유 느껴"
"돈없으면 자유가 필요한지 자체를 못 느껴"
"그분들 무시하는게 아니라 도와드려야 한다는 것"
정의당 "인권과 차별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부터 점검하시길"
전북대 이세종 열사 추모비 앞에선 '반대시위'에 꽃 만 놓고 떠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이세종 열사 추모비 앞에서 헌화하려다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고 있다. 윤 후보는 결국 추모비 대신 이세종 열사 표지석에 헌화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무엇인지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날 전북 전주시 대학생 타운홀미팅에서 '많은 것이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뜻만 같으면 함께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자유주의 정당에서 N번방 금지법, 차별금지법 등 자유를 침해하는 사람과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같은 내용의 답변을 했다.

또 “자유의 본질은 일정한 수준의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있어야만 자유라는 게 존재하는 것이고, 자유가 뭔질 알게 되고 나한테 자유가 왜 필요한지가 나오는 것이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공동체가 어려운 사람을 함께 돕고, 그 사회에서 산출된 생산물의 상당한 정도의 세금을 걷어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나눠 그분들에 대한 교육과 경제 기초를 만들어주는 게 자유의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의 일부 발언은 '개인이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교육과 경제 수준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로 읽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오현주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헌법 12조에서 22조까지 보장된 자유권은 경제적 상황과 교육 정도에 상관없이 누구나 온몸으로 느끼고 행사할 수 있는 권리”라며 “윤 후보는 아마 모든 국민에게 일정 수준의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필요하다는 좋은 의도였다고 해명하며 말꼬리 잡는다고 또 언론 탓을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몇 번을 똑같은 방식으로 망언을 반복하는 데에서는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라며 “국민의힘은 선거운동 이전에 부디 자당 후보의 인권과 차별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부터 점검하길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타운홀미팅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분들을 무시하는게 아니라, 도와드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끼니 걱정하고 사는게 힘들면 자유라는 것을 느낄수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분들에게 좀 더 나은 경제 여견을 보장하고 교육 받을수 있게 해 자유의 소중함 느끼게 해줘야 한다"라며 "모든 국민이 자유인이 돼야지, 많이 배우고 잘 사는 사람이 자유인 돼서는 안된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최명희홀에서 학생들과 타운홀 미팅 중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른바 'N번방 방지법'에 대해선 "온라인 성착취가 근절돼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라며 "지난해 N번방 사건이 터진 후 선거도 있고 하다보니 대응 법률을 급속히 만드는 과정에서 정치인·법률가가 참여했는데 디지털 IT전문가들은 참여를 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텔레그램 같은 역외 서버가 있는 데 대해선 제대로 규제가 안 되고, 성착취물 스크린이 기술적으로 약간 문제가 있어 국민의힘에서는 이를 조금 더 제대로 적발할 수 있도록 연구해 손보자는 것"이라며 "그 법률을 폐기하거나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평등사회인 만큼 차별을 금지하는 것은 좋다"면서도 "태생적으로 어쩔 수 없이 자기가 결정할 수 없는 조건으로 차별이 이뤄지면 이는 공동체가 발전하는 데 지장이 많기에 우리가 철폐해야 하는데, 이 또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동성혼을 예로 들었다.

이에 앞서 윤 후보는 호남 방문 첫 일정으로 전라북도 전주 전북대학교 교내에 있는 민주화운동 첫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의 추모비를 찾았으나 전북대 민주동문회 등의 거센 반발로 국화꽃만 놓고 자리를 떠야 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에 따른 사과의 의미로 이 곳을 찾았지만, 전북 5·18 구속부상자회, 전북대 민주동문회 등 전북대 동문회 등의 반대시위에 부딪혀 첫 일정부터 꼬인 것이다. 동문회의 거센 저항에 인파를 뚫고 겨우 추모비까지 다가선 윤 후보는 흰 국화를 추모비 옆에 놓고 짧은 묵념을 한 뒤 떠났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10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 해당 발언에 공식 사과했다. 당시 윤 후보는 “저는 40여년 전 오월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제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번 호남 일정은 ‘미래’와 ‘국민통합’을 기조로 삼았다”며 “5·18 민주화운동의 첫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를 추모하고, 호남 2030세대 청년들과의 만남을 통해 후보자의 호남에 대한 진심과 국민통합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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