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이사회 열고 부지 매각 안건 의결…2019년부터 매각 추진
대한항공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최종 매각했다. 5579억 원으로 결정된 매각 대금은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각을 추진한 지 3년 만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8월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대한항공 소유 송현동 부지(48-9번지)와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171-1번지)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 LH가 송현동 땅을 매입하고, 서울시가 이를 서울의료원 부지 일부와 교환하는 ‘제3자 교환’ 방식이다.
서울시의회는 전날 송현동 부지 관련 안건을 의결했고, 대한항공이 이날 이사회에서 안건을 처리하며 3자 간 합의는 최종 타결됐다.
이로써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는 대금 지급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서울시로 소유권이 넘어갈 예정이다. 매각 대금은 5579억 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대한항공은 매매금액의 85%를 3일 안에 지급받는다. 나머지 15% 잔금은 내년 6월 말 등기이전 완료와 함께 지급된다.
송현동 부지는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사용되던 곳이다. 대한항공은 한옥 특급호텔을 건설하겠다며 2008년 이 부지를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 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해당 부지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이라 용적률 제한 등 규제가 많았다. 호텔 건축계획도 번번이 반려됐다.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2019년부터 송현동 부지 매각을 추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부지 매각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송현동 부지에 서울시는 문화공원을 조성하고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가족이 기증한 문화재ㆍ미술품 2만3000여 점을 전시할 이건희 미술관을 설립할 계획이다. 옛 서울의료원 부지에는 정부가 지난해 8ㆍ4부동산 대책에서 언급한 30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송현동 부지 매각은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준비 중인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태다.
산업은행은 올해 3월 아시아나항공 통합 계획 이행과 경영 전반을 평가하기 위해 ‘경영평가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매년 대한항공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평가 결과가 저조하면 경영진 교체나 해임도 가능해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써야 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화물 사업에 집중하며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634%에서 올해 3분기 293%로 크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