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안 된 기자회견…의혹 해소되지 않아"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조차 밝히지 않아"
"덮어놓고 사과로는 시민 동의 구하기 어려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가 26일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허위 경력 논란'에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정치권 반응은 싸늘하다. 여전히 의혹이 해소되지 않아 '알맹이 없는 사과'라는 목소리가 높다.
김 씨는 이날 오후 3시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라며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하겠다"며 사과했다.
김 씨가 공식 사과를 한 것은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된 지 12일 만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관련 논란 해명을 위해선 김 씨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후보 역시 김건희 대표와 상의한 이후에 결정한 것"이라며 "김 대표 역시 큰 일을 앞둔 배우자 윤 후보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으로 사과를 하게 된 것"이라고 사과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김 씨는 한 언론 보도를 통해 과거 제출한 겸임 교수 지원서에 허위 경력·수상 내역을 기재한 사실이 14일 밝혀졌고, 다른 이력서에 적은 뉴욕대 연수 이력, 삼성미술관 기획전시 경력 등도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김 씨는 15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십여일 만에 사과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반응은 부정적이다. 남영희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그동안 제기된 김건희 씨의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본이 안된 기자회견'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건희씨는 기자회견에서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인지조차 밝히지 않았다"며 "막연히,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잘보이려고 경력을 부풀려 잘못 적었다’고 변명하고 넘어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김건희씨의 사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다.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자 연말이 가기 전에 마지못해 사과를 한 것에 불과하다"라고 덧붙였다.
정의당도 '알맹이 빠진 사과'라고 직격했다. 오현주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의 허위이력 논란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지만, 실체적 규명과 책임은 찾아볼 수 없어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이어 "알맹이가 빠진 ‘덮어놓고 사과’로는 시민들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며 "윤 후보는 오늘 배우자의 대국민 사과가 본인이 말했던 공정과 상식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인지 스스로 자문해보시기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