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가치가 2배 넘게 뛴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게임 업계 후발주자들이 내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의 시가총액이 줄어들면서 격차가 좁혀졌고, 내년에도 추격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코스닥 시장 마지막 거래일 종가 기준 9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1월 4일 4만6000원 대비 97.8% 오른 수치다. 지난 11월엔 11만6000원을 기록해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도 올해 초 3조4000억 원에서 연말 7조 원으로 늘어 106% 상승, 약 2배 넘게 불어났다.
지난 6월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오딘’의 성공이 주가 상승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딘은 출시 직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3분기 오딘의 일평균 매출액은 30억 원 이상을 기록하다가 이후 20억 원 전후를 유지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전망도 밝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흥행을 해외시장으로 넓히기 위해 내년 상반기 대만을 비롯해 일본, 유럽, 북미 등 출시를 계획 중이다. 대체불가토큰(NFT) 마켓 출시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진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내년 하반기 프로젝트아레스, 에버소울 등 주요 신작도 대기중이다. 오딘을 개발한 라이온하트의 지분 추가 획득도 호재로 꼽힌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내년부터 핵심 계열회사들을 통해 메타버스 및 NFT사업에 본격 진출, 고밸류에 부합하는 사업구조를 확보할 전망”이라며 “메타버스는 계열사 넵튠이 주관, NFT 사업은 자회사 프렌즈게임즈가 준비중이며 게임과 스포츠, 메타버스에 특화된 NFT 거래 플랫폼도 개발 중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 외에도 올해 국내증시는 신흥 게임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이끌었다. 펄어비스는 시총이 올해 초 3조3000억 원에서 연말 9조1600억 원으로 2.8배 가량 급증했다. 내년에도 검은사막 모바일판, 붉은사막 등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고, 메타버스와 NFT, P2E(Play To Earn) 관련 사업 진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위메이드는 올해 초 6409억 원에서 올해 연말 5조9280억 원으로 무려 824.9% 증가했다. 지난 8월 출시한 미르4 글로벌이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킨 것이 강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미르4 글로벌의 P2E모델을 통해 유저들이 가상자산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한 것이 컸다.
반면 기존에 게임 업계를 주도해온 곳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신흥 업체와의 격차가 줄어든 모양새다. 엔씨소프트는 시총이 올해 초 21조4710억 원 연말 14조1164억 원으로 34.2% 줄었다. 넷마블도 올해 초 시총 11조2457억 원 연말 시총 10조7441억 원으로 뒷걸음질 쳤다. 넥슨이 연초 4580억 원에서 연말 7516억 원으로 늘면서 체면을 살렸다.
증권가는 기존 게임 업계 강자들이 내년에 높은 이익을 달성하겠지만 후발주자들의 상승세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내년에도 리니지W의 흥행과 NFT 기술을 도입한 신작 출시 등 높은 이익 성장이 담보된다”며 “새로운 장르와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신흥 업체들의 추격은 내년에 더욱 거세지고, 특히 NFT 및 P2E 관련 시장에서는 신흥기업들의 주도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