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홍콩 포함 8개국은 하락세
내년 주요국 긴축 모드에 대한 우려는 커져
글로벌 증시가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시가총액 역시 기록적으로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전 세계 주식시장 시총은 올해에만 약 18조 달러(약 2경1400조 원) 증가한 119조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 증가 폭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시총과 비교하면 40% 증가했다.
그만큼 주요 주가지수가 오름세를 보였다는 이야기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세계지수(ACWI)를 구성하는 48개 국가·지역 중 21개국 주가지수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제로 도쿄증시도 올해 2만8991.71로 마무리하면서 버블이 절정이던 1989년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뉴욕증시 다우지수 역시 29일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유럽증시와 인도와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최고가 갱신이 잇따랐으며 자원 부국인 캐나다와 노르웨이 증시도 경제재개 훈풍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각국의 재정 투입과 통화정책 완화, 경제활동 재개라는 3가지 요인이 맞아떨어지면서 글로벌 증시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화와 제약·바이오 분야에 관심이 커지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자금 유입이 커진 것도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물론 모든 국가의 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것은 아니다. 브라질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하락했고, 홍콩증시는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여파에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도 올해 증시 하락세를 기록한 8개 국가에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과열에 따른 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올해 개인의 집단 매수세에 힘입어 광풍을 보였던 밈주식의 상당수가 주가 급락했고, 미국 전기차 업체도 주가 급등에 힘입어 '천슬라'까지 치솟았지만 11월 이후 주가 변동성이 커졌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전 세계 주요국이 긴축 모드로 전환할 가능성도 증시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내년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지나친 금융완화가 주식시장의 팽창을 만들어왔지만, 이 전제는 바뀌고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고용비용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기업의 이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내년 주식시장 하락을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