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세 연일 사상 최고치...기업·학교 활동 차질
공급망 대란 최대 2년 지속될 수도
연준, 3월 금리인상설 무게 실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기관들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을 줄줄이 하향했다.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로 작년 5.1%보다 낮춰 잡았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세계경제가 작년보다 1%, 1.2% 각각 낮은 4.9%와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세계 경제 불안을 부채질하는 변수들은 수두룩하다. 당장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작년 마지막 날 글로벌 확진자가 190만 명에 육박해 코로나 발생 2년래 최다를 기록했다. 미 존스홉킨스 대학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38만6000명을 돌파, 전주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연휴 효과, 자가 검진 증가 영향으로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오미크론 확산 공포가 커지면서 새해 첫 날부터 경제활동에 차질이 생겼다. 애플, 구글, 우버, 셰브론 등 기업들은 업무 복귀 계획을 또다시 미뤘다. 하버드를 비롯해 십여 개 대학들이 줄줄이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 집계 결과, 이날 오후 기준 2500편 이상의 미국 여객개 운항이 바이러스 확산과 폭설로 취소됐다. 승객 4000여명을 태운 크루즈선은 포르투갈 리스본항에서 선원의 코로나 확진으로 운항을 멈췄다.
지난해 세계경제 회복의 최대 악재 중 하나로 떠오른 인플레이션도 가라앉을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작년 미국 물가는 39년래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개인소비지출(PCE)이 전달 대비 각각 0.1%p 감소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올해 물가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물가 급등을 부채질하는 공급망 이슈, 원자재 가격 상승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항구 병목 현상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공급 대란이 최소 수개월, 최대 2년 더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내놨다. 오미크론발(發) 새 봉쇄 조치로 글로벌 무역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에디트 코완 대학의 공급망 전문가 플라비오 마카우 교수는 “공급망이 여전히 과부하에 걸린 상태에서 계속된 혼란으로 2024년 중반은 돼야 정상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도 여전히 높다. 에너지, 금속, 곡물 등 23개 원자재 가격을 반영하는 블룸버그상품현물지수는 지난해 27% 올라 2009년 이래 사상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주요국의 에너지 대란 불똥은 전 세계로 튀고 있다. 러시아의 유럽 천연가스 공급 중단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 유럽 에너지 대란 여파로 미국 천연가스도 고갈 위기에 처했다. 미국 천연가스 선물은 지난해 45% 급등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내 천연가스가 고갈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도 세계 경제를 흔들 수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56.5%로 집계됐다. 한 달 전 25.2%에서 두 배 이상 올랐다. 3월 연준의 테이퍼링 종료와 함께 금융·외환 시장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