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기준 전년 대비 87% 급증한 93만6172대 출하
대체품 활용 등으로 반도체 품귀 극복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차량 출하 대수가 전년 대비 87% 급증한 93만6172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9만7000대)를 웃도는 것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이다. 분기 기준으로도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증가한 30만8600만대의 차량을 출하했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26만7000대)를 훌쩍 넘어섰다. 테슬라는 출하 대수 기준으로 6개 분기 연속 최다 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트위터로 “전 세계 테슬라팀의 위대한 성과”라고 말하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업계 안팎에서도 이번 테슬라의 ‘나 홀로’ 신기록 행진에 주목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은 반도체 등 원자재 공급난 여파에 감산하거나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등 매출 부문에서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최다 판매고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영국 리서치업체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신차 판매 대수는 8100만 대로 전년 대비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반도체 대란에도 차량 출하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대체품 활용을 꼽는다. 물론 테슬라도 반도체 부족에 대한 영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머스크 CEO도 지난해 연례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칩을 비롯한 자동차 부품 확보의 어려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은 테슬라에도 영향을 줬지만, 소프트웨어 조정 등으로 대체품을 활용해 생산과 판매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해 5월 북미에 납품되는 모델3와 모델Y에서 레이더 센서를 없애고, 대신 카메라 기반의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의 차량 통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간 자율주행용 관련 전용 반도체를 직접 설계·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를 확보해왔던 것이 반도체 대란에서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중국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린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는 현재 주력 차종인 모델3과 모델Y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 규모는 지난해 10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을 제쳤다. 특히 상하이 공장이 비용 측면에서 미국 공장보다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수익성 면에서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올해 전기차 출하 대수가 13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는 독일과 미국 텍사스주에서 신규 공장 가동이 본격화한다. 텍사스 신공장에서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차종인 픽업트럭 부문에서 전기차 ‘사이버트럭’이 생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