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간부 일괄 사퇴
尹, 모든 일정 전면 취소…개편에 집중
金, 尹에게 "비서실장 하겠다…태도 바꿔 연기만 해달라"
김기현·김도읍 당 지도부도 사퇴 "쇄신 앞장서겠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대선을 65일 앞둔 3일 조직 전면 개편을 예고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선대위 혁신보다는 업무 효율화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선대위 주요 인사 사퇴 등 내홍에 이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선대위 간부와 의원 전원이 사퇴하며 선대위 혁신에 힘을 실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회의가 끝나갈 무렵 "국민의힘 선대위가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걸 국민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전면적인 개편을 하겠다"고 밝혔다. 선대위 개편은 본부장급 인사를 포함한 전반적인 구조 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주변에서 여러 얘기가 나오고 지지율이 자꾸 떨어지니 필요성을 가지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엔 일정에 없던 의원총회에 참석해 "내가 윤 후보에게 선거 때까지 당신 비서실장 노릇을 하겠으니 태도를 바꿔서 연기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잇단 실언 논란에 사퇴설까지 거론되는 윤 후보의 자세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선대위 쇄신에 대해선 "현상을 우리가 냉정히 판단할 적에 지금 쇄신을 하지 않고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후보도 쇄신에 대해 받아들일 의사를 가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등 선대위 간부 전원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윤 후보에게 선대위 혁신의 전권을 넘긴 것이다. 새시대준비위 김한길 위원장은 이날 신지예 수석부위원장 사퇴와 관련한 입장문을 통해 "그에게 덧씌워진 오해를 넘어서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도 의원총회에서 선대위 내부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께) 더이상 걱정 끼쳐드리지 않도록 우리가 먼저 단결해야 한다"며 "남 탓 말고 바로 내 잘못이다. 내 탓이라고 생각하고 원내대표인 저부터 쇄신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부터 먼저 공동선대위원장직과 원내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도 "저희는 내부 문제로 국민의 명령을 어기고 있다"며 "이제 누가 선대위원장이고 누가 본부장인 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모든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공지를 통해 "선대위 쇄신과 함께 윤 후보는 현재 이후 일정을 잠정 중단했음을 알려드린다"며 "추후 일정이 재개되는 대로 기자분께 공지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선대위 개편 움직임과 함께 이 대표의 재합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재합류와 관련해 "가정법으로 대화해선 안 된다"며 "오늘은 우리 당의 선거 과정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여러 가지 판단이 이뤄지는 날이고 서로의 마음을 복잡하지 않게 하기 위해선 어떤 조건부나 예측에 따른 발언들을 자제하고 각자 허심탄회하게 소통 경로로 소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하루"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