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턱 넘은 노동이사제… 금융권도 ‘긴장’

입력 2022-01-0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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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되면 금융 공공기관 5곳 노동이사제 도입
국책은행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추진
민간 금융사에도 영향 미칠까 촉각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

공공부문 ‘노동이사제’가 국회 입법의 첫 문턱을 넘으면서,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금융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 도입이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논의 중인 노조추천이사제(노동이사제 전 단계) 도입이 빨라지고, 민간금융사 역시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운영법(공운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최종적으로 넘게 된다면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서민금융진흥원 등 5곳이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게 된다.

국책은행에선 노동이사제가 아닌, 노조추천이사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개정안에선 노동이사제 도입 대상을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으로만 하고 있어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된 국책은행은 법안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있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가 추천한 외부 전문가가 이사회에 참여해 발언권과 의결권을 갖는 제도다. 사실상 노동이사제의 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노조추천이사제는 금융공공기관과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수년간 제도 도입 시도와 불발이 반복돼 오다 지난해 9월에서야 수출입은행이 금융권 첫 노조추천이사제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여타 국책은행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IBK기업은행 노조는 2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올해 3월 말을 목표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지난해 2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서면 기자간담회를 통해 "근로자추천이사제나 노동이사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사안으로서 관련 법률의 개정이 수반돼야 추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 공공기관이나 국책은행 등을 중심으로 노동이사나 노조추천이사가 속속 탄생한다면, 민간 금융사에도 여파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첫 번째 타자로는 지난 2017년부터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시도했던 KB국민은행이 거론된다.

노조추천이사제는 경영진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란 평가도 있지만, 이른바 막무가내식 반대 등 발목 잡기로 의사 결정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금융사 관계자는 “법안이 최종 통과한 이후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며 “금융사 경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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