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ㆍ가상세계 사업 염두에 둔 행보
OTT 콘텐츠 수요 확대에 최근 독립 제작사 투자·M&A 활발해져
게임업체 넥슨이 마블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을 연출한 앤서니와 조 루소 형제의 영화 제작사에 대한 대규모 지분 투자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루소 형제가 설립한 미국 영화 제작사 AGBO는 넥슨이 4억 달러(약 4800억 원)어치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넥슨은 해당 제작사의 지분 최소 38%를 확보하게 됐다.
AGBO의 기업가치를 11억 달러로 책정한 데 따른 투자다. 이와 함께 넥슨은 AGBO가 추가로 투자를 요청해올 경우 올해 상반기 중 1억 달러어치 지분을 더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넥슨은 이번 투자로 AGBO 이사회에서 두 자리를 확보했다.
루소 형제는 '어벤져스:엔드게임',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등 마블 영화 4편을 연출했다. 이들은 2017년 AGBO를 설립해 넷플릭스 인기 영화 '익스트랙션' 등을 제작했다.
이번 투자와 관련해 영화 전문 매체 데드라인은 넥슨과 AGBO가 메타버스와 가상세계 사업을 염두에 두고 손을 잡았다고 진단했다. 루소 형제는 성명에서 "넥슨과의 파트너십은 프랜차이즈 영화 제작과 게임의 융합을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이어 “AGBO는 넥슨의 게임 타이틀을 활용해 영화나 TV 시리즈를 제작할 수 있고, 넥슨은 AGBO 작품을 기반으로 게임과 가상세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닉 반 다이크 넥슨 수석부사장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넥슨은 가상세계에 기반을 둔 게임 사업 기회에서 선두자리에 있다”며 “이번 투자는 넥슨과 AGBO 양사의 거대한 승리”라고 말했다.
최근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OTT)들의 신규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면서 독립 제작사들 사이에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이 지난해부터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전날 월트디즈니 임원 출신인 케빈 메이어와 톰 스태그는 영화배우 윌 스미스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웨스트브룩에 6000만 달러를 투자해 소수 지분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