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CFO들 “채권 재융자 조건도 매력적일 것”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투자등급 채권 발행 규모는 1조790억 달러(약 2147조 원)로 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의 1조4910억 달러 대비 28% 줄었지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의 9650억4000만 달러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주식 발행액은 각각 11%, 4.2% 증가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올해도 기업들의 차입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진마리 제너스 미국 투자등급 채권 신디케이트 책임자는 “최근 연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가 빨라지고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더 빠르게 차입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기존 채권의 재융자 조건도 매력적일 수 있다고 CFO들은 예상했다. 채권을 상환하는 대신 만기를 연장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레피니티브는 미국 기업들의 투자등급이 매겨진 채권 중 2022년 만기는 6560억 달러, 2023년 만기 6980억 달러, 2024년 만기는 6440억 달러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 기업들이 발행한 투자등급 회사채 평균 쿠폰금리는 2.396%다. 2020년 2.849%에서 소폭 내려간 수준이다. 정크본드 쿠폰금리도 2020년 5.995%에서 지난해 5.277%로 떨어졌다.
실제 기업들도 자금조달에 금리 인상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켐밸수프의 믹 비퀴젠 CFO는 “잠재적인 금리 인상은 큰 문제가 아니다. 적절한 부채 수준에 대한 관점을 바꿀 정도도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즈호아메리카의 딕 스미스 레버리지 자본시장 책임자는 “정크본드 발행 회사들은 만기를 계속 연장하고 있다”며 “많은 기업의 CFO가 저금리 이점을 누리기 위해 재융자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