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미국 뉴욕ICE선물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6일 커피 원두 3월물은 1년 전과 비교해 약 67% 오른 파운드당(454g) 2.31달러에 마감했고, 6개월 전과 비교해서는 40% 오른 파운드당 1.65달러에 마감하면서 반년 주기로 두 자릿수 인상률을 보이고 있다. 실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의 경우 지난달 파운드당 2.5달러로 10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커피 원두값이 안정화하지 못하는 건 이상 기후 현상에 따라 흉작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커피 원두 생산국가 중 하나인 브라질은 가뭄, 한파 등 연마다 이상 기온 현상이 잇따르면서 원두 수확량이 급감했다. 2위 원두 생산 국가인 베트남 역시 코로나 여파로 글로벌 물류공급망이 불안해지면서 수출을 제대로 하지 못 하는 실정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캡슐 커피 중 이미 가격이 오른 브랜드는 네슬레코리아의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다. 네슬레코리아는 최근 자사몰에 "국제 원두가격과 운송비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2022년 1월 1일 부로 판매 중인 커피 제품의 가격이 일괄 소폭 인상됨을 안내 드립니다"라고 적힌 공지문을 띄운 바 있다.
이에 따라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캡슐은 기존 8900원에서 9800원으로 10% 가까이 올랐고, 정기 배송 서비스인 캡슐투도어, 돌체구스토 웹숍 등의 가격도 기존대비 10% 비싸졌다. 네슬레코리아가 국내 유통채널에서 취급하는 스타벅스 원두도 올랐고 스타벅스 앳홈 캡슐도 기존 7900원에서 8700원으로 12% 가까이 비싸졌다.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은 아직 국내 가격이 오르지 않았으나 최근 네스프레소 캐나다가 24일부터 가격 인상을 하겠다는 공지 이메일을 보내면서 국내 소비자들도 술렁이고 있다. 브라질, 베트남 등 글로벌 원두 생산 및 수급이 불안해진 여파가 해외에 이어 국내에도 들이닥쳐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 가격도 곧 오를 것이라는 우려다.
가격 인상 이유로 네스프레소캐나다 지사는 이메일을 통해 "물가 상승 등 경제적 영향과 더불어 원자재, 연료, 부품 가격 등에 따라 커피 가격을 소폭 조정했다"라고 밝히면서 "버츄오 캡슐은 기존 6센트에서 10센트로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려 66%에 가까운 인상 폭이다.
스타벅스 커피를 비롯해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편의점 컵 커피까지 국내 커피 관련 제품들은 이미 인상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스타벅스가 약 8년 만에 아메리카노를 비롯한 음료 46종에 대해 13일부터 최대 400원을 올리기로 했고, 동서식품도 '맥심', '카누' 등 커피믹스 제품을 14일부터 평균 7%대로 인상한다. 매일유업 바리스타, 동원F&B의 덴마크라떼 등의 편의점 가격은 지난 1일부터 10%대로 뛰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두 가격 상승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만큼 커피 제품 가격 인상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라면서 "스타벅스, 동서식품 등 1위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후발주자들은 물론 각종 커피 관련 제품 가격이 오를 명분이 충분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