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씨는 1944년생으로 1963년부터 극단 광장에 입단해 데뷔했다. 1965년 소설가 오영수의 작품을 영화화한 ‘갯마을’로 스크린에도 모습을 비춘 그는 이후 극단 성좌, 여인, 자유를 거쳐 1987년부터 2010년까지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지금까지 ‘리어왕’, ‘파우스트’, ‘3월의 눈’,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 등 200편이 넘는 연극에 출연했다. 50년간 연극무대를 지키며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연기상, 한국연극협회 연기상 등을 받았다.
연극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영화 ‘동승’,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에서 각각 주지 스님과 노승 역,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월천대사 역으로 출연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주로 스님 역할로 분해 대중에게는 스님 전문 배우로 각인돼 있었다.
진짜 스님이 아니냐고 오해도 받던 그는 2021년 ‘오징어게임’에 출연하며 ‘깐부 할아버지’로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널리 알렸다. 극 중 대사로 언급한 ‘깐부’가 최고 유행어로 등극하며 광고 모델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한 사연이 알려지며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의 58년 연기 경력은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통해 빛을 발했다. 오 씨는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며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징어게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뒤에도 오 씨는 본업인 대학로 무대로 돌아갔다. 그는 지난 8일 막이 오른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