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예정된 1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미국의 조기 긴축 신호까지 더해지며 시장에선 이번 달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 국고채, 환율 등 국내 자본시장의 각종 지표가 요동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2988.77로 2022년을 시작했으나 미국의 조기 긴축 소식 영향 등으로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지며 지난 10일 장 중 2910선을 기록하는 등 1900선 방어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39%(11.50포인트) 오른 2938.22로 시작했으나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개인과 외국인은 코스피를 각각 2조9350억 원, 1조7020억 원을 순매수했으나 기관이 4조6500억 원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27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자산 축소는 유동성 흡수를 의미하므로 변동성 확대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코스피가 2018년 미국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 국면에서 20%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2700∼2800대까지 하락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정책 정상화는 이미 작년부터 대비해왔지만, ‘양적완화 축소ㆍ금리인상ㆍ양적긴축’ 간 시차가 과거 사이클에 비해 짧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불안의 근원”이라며 “3월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이나 이후의 긴축 속도는 지표에 따라 변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시장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의 조기 긴축 소식과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가 오히려 늘어난 원인은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환율 약세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이후 뉴욕증시는 나스닥의 반등과 다우ㆍS&P500 지수의 하락으로 혼조세를 보이며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6일 1200원대로 올라섰고 7일에도 1201.5원까지 상승했다. 10일에는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반락 폭은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환율 약세 흐름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기확대간부회의에서 “환율 움직임을 각별히 모니터링해달라”고 말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이 재개될 시점은 1분기 중순 이후로 예상된다”며 “무역수지가 계절적인 요인 등에 따른 부진에서 회복하고 주요국 인프라정책이 통과돼 글로벌 수요 모멘텀이 재개되는 시기”라고 짚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 호조와 환전 수요 누적 등 원화 강세 단기적으로 15~20원 가량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3월 FOMC까지는 달러 강세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9일 대비 0.043%포인트 오른 2.058%에 장을 마치며 지난 11월 4일(2.04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국고채 5년물(2.260%), 10년물(2.484%), 20년물(2.452%) 역시 지난달 말부터 나타난 금리 상승 기조를 유지했다.
매크로 변수와 함께 지난해 대비 줄어든 정부의 국고채 발행 계획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4일 올해 국고채 발행을 지난해보다 14조5000억 원 줄어든 166조 원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국고채 순증 발행 규모는 93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조2000억 원 감소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금융시장은 적어도 3월 FOMC에서 글로벌 정책 스탠스가 명확해지기 전까지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며 “3월 국내 대선결과와 미국 연방금리 인상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 채권시장 변동성은 높게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다만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이 안정성을 확보하는 구간에서는 현재 취약해진 심리가 일부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