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가 MBC를 퇴사한다. 2001년 1월 입사한 지 21년 만이다. 사실상 MBC 예능국을 이끌어 온 장본인이라고 봐도 무방한 그는 이제 홀로서기에 나선다.
12일 MBC에 따르면 김태호 PD는 17일 퇴사한다. 김태호 PD는 지난해 8월 MBC에 사의를 표명했으나 ‘놀면 뭐하니’를 연말까지 맡기로 해 퇴사 시기가 늦춰졌다. 15일 방송 예정인 ‘놀면 뭐하니?-도토리 페스티벌’까지 참여하기로 했다.
김태호 PD는 2001년 1월 MBC 예능 PD로 입사한 후 전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MBC ‘무한도전’을 13년간 이끌어왔다. ‘무한도전’은 방영 당시 MBC 방송연예대상을 7회 수상하고, 2015년 한국갤럽에서 진행한 ‘광복 이후 최고의 TV 프로그램’ 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8년 3월 ‘무한도전’ 종영 이후 김태호 PD는 2019년 7월 ‘놀면 뭐하니?’로 복귀했다. 유재석과 다시 호흡을 맞춘 ‘놀면 뭐하니?’에서는 뽕포유 유산슬, 싹쓰리 유두래곤, 환불원정대 지미 유, MSG워너비 유야호 등 ‘부캐 신드롬’을 일으키며 스타 PD의 저력을 입증했다.
그러다 김태호 PD는 MBC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의 퇴사 소식이 전해지자 여러 플랫폼에서 러브콜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넷플릭스와 손잡은 그는 지난달 11일 ‘먹보와 털보’를 전세계 190여 개국에 선보였다. ‘먹보와 털보’는 맛에 진심인 ‘먹보‘ 비(정지훈)와 노는 것에 진심인 ‘털보’ 노홍철이 서로의 유일한 공통점인 바이크를 타고 전국의 맛과 멋을 찾아 떠나는 좌충우돌 로드트립 버라이어티다. 국내에서는 상위권 차트에 올랐으나, 해외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홀로서기를 택한 김태호 PD는 가수 이효리와 새 예능 프로그램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호 PD 측 관계자는 이날 “이효리 씨와 새 프로그램 제작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이외에도 여러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효리 소속사 에스팀엔터테인먼트 측은 “김태호 PD 예능물 출연 제안을 받고 검토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무한도전’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효리는 2020년 ‘놀면 뭐하니?’에서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 천옥, ‘싹쓰리’ 린다G로 활약했다. 최근 김태호 PD가 연출한 넷플릭스 예능물 ‘먹보와 털보’에도 게스트로 출연했다. 유재석을 떠난 김태호 PD가 이효리와 새롭게 선보일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