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사업을 먼저 돌아보라”라는 이마트 노조의 직언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마트 노조가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을 비판하는 성명을 다룬 기사를 함께 게재했다.
이마트노조는 지난 12일 성명서를 내고 “그룹의 주력인 이마트가 온라인 쇼핑 증가와 각종 규제에도 직원들의 노력으로 타사대비 어려운 환경에서 고객과 국민들게 분란을 일으키고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정용진 부회장의 언행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 하고 싶은 말 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 여파가 수만 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고 표현했다.
또한 “정말 ‘자유인’이며 ‘핵인싸’이고져 한다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데면 될 것이나, 본인 스스로 기업인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그간 사업가로서 걸어온 발자취를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마지막으로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해도 ‘오너 리스크’라는 말이 동시에 나오고 있음을 우리 노조와 사원들은 걱정한다”며 “노조와 사원들이 회사를 걱정하는 이 상황을 정용진 부회장은 잘 알고 이번 임금 협상에서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게시글을 시작으로 ‘멸공’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여론은 신세계 계열사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보이콧’과 계열사를 적극 이용하자는 ‘바이(Buy)콧’으로 나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