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중 갑자기 저혈당 쇼크가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응급실에 가도 외국어로 복잡한 의학 용어를 설명할 수 없고, 개인 병력과 복약 이력을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 환자들이 있을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안에 개인의 의료정보를 담아둔 후 QR로 스캔, 관련된 정보를 문제없이 전달할 수 있다. 골든타임에 맞춰 언제 어디서든 대처할 수 있도록 환자들을 돕는 서비스, 메디블록의 이야기다.
환자는 진료를 받은 후 닥터팔레트(Dr. palette)에서 생성된 의료정보를 간편하게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다. 닥터팔레트는 전자차트 프로그램(EHR) 솔루션이다. 환자의 내원 이력과 진료 기록, 진단 및 처방이나 수납내역을 등록하고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진단이나 수납을 담당하는 의료인들의 편의 또한 고려해 디자인했다.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간편보험청구 서비스 메디패스(Medipass)와 연동할 수도 있다. 환자가 진료 기록을 기관과 연동해 보험 청구에 활용할 수 있는 통로다. 서류를 촬영하고 업로드할 필요 없이 진료 기록을 터치하면 연동된 보험사에 보험을 청구할 수 있다. 현재 메디블록은 서울대병원ㆍ삼성서울병원ㆍ세브란스병원ㆍ목포한국병원ㆍ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등 등과 메디패스를 연동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허위 보험 청구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보험사기 적발 및 환수액은 3조3078억 원에 달한다. 보험 사기로 적발된 인원만 35만4078명이다. 개인이 제공한 진료 기록에 대한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병원이 환자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 또한 제3자에 해당,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
메디블록은 기술을 활용해 위변조를 막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의료 기록의 진위 여부 및 변경 이력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보안과 신뢰를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메디블록은 삼성화재, 신한생명,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40개 이상의 보험사와 협력해 서류 없이 보험청구를 가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메디블록(MED) 코인은 이와 같은 생태계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 연료다. 메디블록 서비스에 의료데이터를 제공하는 경우 메디블록 코인이 보상으로 지급된다. 해당 코인은 메디블록과 연계된 기관에서 의료비ㆍ약제비ㆍ보험비 등의 지불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물 흐르듯 의료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면 환자의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 중이다. 그간 현 의료체계에서는 지방 병원만 가도 대학 병원에서 진료받은 내역을 열람할 수 없었다. 지방 병원에 가 다시 엑스레이, CT를 찍는 등 중복 검사를 받아야 했다.
메디블록 관계자는 "병원 간 데이터의 포맷도 달라 다시 검사를 진행하고 이를 확인받는 과정에서 불편을 겪는 경우들"이라며 "이 과정에서 데이터 신뢰도가 낮아져 낭비되는 비용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편의를 증대하면서 의료데이터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 또한 고민 중이다. 메디블록의 이은솔 공동대표는 마이헬스웨이(의료분야 마이데이터) 추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의료 기관과 공공 기관에 산재한 의료 기록을 모으고 이를 교류할 수 있는 의료데이터 마켓에 대한 내용도 구상하고 있다.
메디블록 관계자는 “예를 들어 13세에서 16세 사이 당뇨 소아 환자에 관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데이터를 모으고 싶다고 하면 플랫폼을 통해 소식을 전할 수 있다”라며 “개인이 의료데이터를 제공하고 연구자는 이에 대한 보상을 P2P(Peer to peerㆍ개인 간 연결)로 하는 방식”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메디블록(MED)은 업비트ㆍ코빗에 이어 13일 빗썸에도 상장을 마쳤다. 18일 14시 기준 24시간 글로벌 거래량은 1181억7309만 원을 기록 중이다. 업비트에서는 같은 시각 103억6000만 원이, 빗썸에서는 15억2400만 원의 메디블록이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