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우려와 달리 오미크론발 수요 위축 크지 않아
우크라이나·UAE 등 곳곳 지정학적 불안 유가 상승 부추겨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5% 상승한 86.48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86.71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018년 10월 3일(86.74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 역대 최고치는 2014년 10월 기록했던 배럴당 115달러였다. 브렌트유가 이날 최고가 기준 앞으로 4센트만 더 오르면 7년여 만의 최고치를 찍게 된다.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 2주 사이에 10% 넘게 올랐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마틴 루서 킹 데이’를 맞아 미국 시장이 휴장해 거래 정보가 없지만, 직전 거래일이었던 14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12% 뛰었다. 장중에는 지난해 고점에 근접한 배럴당 84.78달러까지 올랐다.
국제유가는 산유국이 공급을 틀어쥐고 있는 데다가 당초 우려와 달리 오미크론 확산이 원유 수요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자와 도시타카 후지토미증권 애널리스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수요를 충족할 만큼 공급량을 풀지 않고 있어 유가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포함한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지난 2020년 수요 급감으로 줄였던 산유량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는데, 오미크론 확산 등을 이유로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며 공급량 대폭 확대를 꺼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주요 원인으로 에너지 가격을 지목하며 이례적으로 OPEC+에 생산량 확대를 촉구했지만 소용없었다.
여기에 최근 우크라이나 등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원자재전략 책임자는 “비록 공급 차질이 없더라도 지정학적 긴장감 등으로 잠재적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석유 시설과 국제공항에 무인항공기(드론) 공격을 가해 폭발과 화재가 발생하면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도 되살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