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수입차 CEO' 함종성 폴스타코리아 대표
1982년생으로 벤츠와 이우디 등 거쳐
볼보와 다른 '폴스타' 브랜드 가치 강조
"보조금과 상관없이 '매력적 가격' 책정"
2022년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Polestar)’가 한국에 왔다. 전기차 브랜드로는 테슬라에 이어 두 번째. 아직은 낯선 브랜드 ‘폴스타’는 애초 볼보의 고성능 브랜드로 출발했다. 벤츠의 고성능 AMG, BMW의 M버전과 같은 맥락이었다.
사정이 뒤바뀐 건 2015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터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트렌드가 빠르게 친환경 전기차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탄소를 뿜어내는 고성능차, 질소산화물의 주범인 디젤차 대신 순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폴스타 역시 이를 놓치지 않았다. 프리미엄과 고성능을 추구하는 후발주자 대신, 친환경 전기차 브랜드의 선두가 되기로 했다.
그렇게 2017년, 폴스타는 고성능 브랜드가 아닌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났다. 전동화를 향한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거스르지 않되, 트렌드에 발맞춰 발 빠르게 친환경차로 전환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렇게 탄생한 폴스타가 브랜드 출범 5년 만에 한국시장에 상륙했다. 폴스타의 출사표를 들고 전면에 나선 주인공은 볼보코리아 출신 함종성 대표다.
함 대표의 이름 뒤에는 다양한 수식어가 뒤따른다. 가장 대표적인 게 ‘수입차 업계 최연소 CEO’다. 앞서 ‘가장 젊은 수입차 CEO’로 알려진 서영득 캐딜락코리아 대표(1979년생)보다 세 살 어리다.
1982년생인 함 대표는 캐나다 앨버타대(University of Alberta)에서 재무경영관리를 전공한 데 이어 연세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재원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수입차 업계에 뛰어들어 올해로 경력 12년째. 벤츠코리아에서 딜러 네트워크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서는 세일즈 플랜을 짜기도 했다.
지난해 폴스타 법인 설립을 주도한 그는 틀을 깨는 브랜드 전략으로 관심을 모았다. 젊은 CEO답게 새로운 전략과 마인드로 적잖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스칸디나비안 럭셔리’의 대명사인 볼보의 아우라를 벗어나기로 했다. 법인 자체도 볼보와 중국 지리자동차의 합작사다. ‘볼보의 전기차’를 알리는 게 아닌,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에서 업력을 다져온 함 대표의 의중대로 폴스타코리아는 빠르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시장 진입 초기인 만큼 특정 계층을 겨냥한 이른바 ‘타킷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첫 번째 전시공간 ‘데스티네이션 서울’을 열었고, 출범과 동시에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회원사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제도권에도 진입했다.
18일에는 한국 시장 출사표나 다름없는, 크로스오버 타입의 100% 순수 전기차 ‘폴스타2’를 출시했다. 이를 시작으로 △플래그십 SUV 폴스타 3 △중형 SUV 폴스타 4 △스포츠 세단 폴스타 5 등을 차례로 준비 중이다.
함 대표는 브랜드 출범과 함께 “2024년까지 총 4개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전기차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가이딩 스타’(The guiding star)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수입차 업계는 그의 과감한 시장 전략을 ‘신선한 도전’으로 여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격정책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5500만 원 이하 전기차에 최대 1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전기차의 가격 인하를 유도해 보급 확대를 뒷받침하겠다는 것. 그러나 함 대표는 이와 무관하게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드와 제품에 자신감이 뚜렷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는 신차 출시에 맞춰 “보조금과 상관없이 이미 매력적 가격을 책정했다. 보조금 정책에 맞추면 양적인 성장에 치중하게 되지만 우리는 질적 성장과 고객 만족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함 대표는 “폴스타만의 프리미엄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의 성공 여부에 따라 수입차 업계의 보수적 관행도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