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가격 어디까지 오를까…“배터리 업체들, 중장기 수급 계획 세워야”

입력 2022-01-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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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리튬 가격, 톤당 5만 달러 넘겨…1월 첫 2주간 평균 4만7500달러

▲체코 치노베츠의 한 광산에서 2017년 3월 22일 광부가 리튬 광석을 집어들고 있다. (치노베츠/AP뉴시스)

배터리의 주요 소재 중 하나인 리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런 상승세가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배터리 업체들의 중장기 원자재 수급 전략이 중요한 시점이다.

20일 원자재 시장 조사업체 ‘벤치마크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최근 배터리 소재용 탄산 리튬 가격은 톤(t)당 5만 달러(약 6000만 원)를 돌파했다.

올해 첫 2주간의 평균 가격은 4만7500달러다. 지난해 1월 말과 비교하면 5배가량 높아진 수준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 자료를 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9일 현재 탄산리튬 가격은 킬로그램(kg)당 325.5위안(약 6만 원)이었다. 올해 초 260위안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한 달도 채 안 돼 25%가량 오른 셈이다.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의 주요 원료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양극재의 주요 원자재인 탄산리튬 수요도 늘면서 가격이 덩달아 오르는 것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를 850만 대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최근에는 유럽에서 순수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디젤차를 앞지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가격 증가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계속 늘어나지만, 리튬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세계 리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도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는 부정적인 상황이다. 중국은 10%에 못 미치는 리튬 매장량에도 리튬 화합물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다. 남미와 호주에서 리튬을 대거 들여오는 식으로 리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리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광산 확장도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일반적으로 그 기간이 4~7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가격 강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다. 배터리 업체들로서는 중장기적인 시점에서 원자재 확보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중장기 공급 계약, 공급 다변화 등으로 이런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다. 리튬뿐만 아니라 코발트, 니켈 등 주요 핵심소재를 장기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호주 라이온타운과 2024년부터 2028년까지 리튬 정광 70만 톤을 공급받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 1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니켈ㆍ코발트 등을 생산하는 중국 제련 전문 기업 그레이트파워 니켈 & 코발트 머티리얼즈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지분 4.8%를 확보했다.

SK온은 스위스 글렌코어로부터 2020년부터 5년 동안 코발트 약 3만 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2019년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간펑리튬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하나의 대안이다. 다 쓰고 버려진 배터리에서 핵심 원료들을 추출해 새로운 배터리에 투입하는 식으로 공급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LG화학과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에 총 6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했다. 라이-사이클은 배터리를 재활용해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추출하는 전문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최근 'BMR 추진 담당'을 신설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그간 축적된 정유공장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삼성SDI는 폐배터리 재사용 전문기업인 피엠그로우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전문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배터리 재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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