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ㆍ완성차업계 "긍정적이지만, 제조사가 시장 진입해야"
허위매물 적발 딜러는 자격 영구 상실
현대글로비스가 ‘오토벨’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이 인증한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고, 데이터 기반의 편리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중고차 시장은 연간 240만여 대가 거래되고 매출액이 약 12조 원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지만, 지금까지 소비자들의 평가는 박하기만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 응답자 80.5%는 국내 중고차 시장이 허위매물, 주행거리 조작 등으로 불투명하고 혼탁하다고 지적했다.
현대글로비스 오토벨은 허위 매물 등 중고차 거래 과정의 혼탁함을 해소할 장치를 갖췄다. 먼저, 현대글로비스는 신뢰받는 딜러(판매자)망 구축과 허위매물 방지를 위해 중고차 딜러들이 오토벨 회원 가입 시 소속 매매상사의 사업자등록증과 종사원증을 필수로 제출하도록 하고, 중고차 매매 자격을 확인한다. 허위매물을 팔다 적발된 딜러의 회원자격을 영구 상실하는 규정도 마련했다. 기존 중고차 업계에서는 조합에 등록되지 않은 딜러가 허위 매물을 판매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또 오토벨은 중고차 경매 데이터와 플랫폼상에서 거래되는 매물의 실제 가격을 종합 분석해 전 차종의 정확한 현재 시세를 딜러와 소비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중고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는 오토벨의 ‘라이브 스튜디오’ 메뉴를 통해 차량의 내·외부를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고, 360도 회전 가능한 VR(가상현실) 사진과 전문평가사가 검사한 112가지 진단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중고차의 정확한 시세와 제품 상태를 확인할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공되는 각종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구매한 차량을 집까지 배송받고 3일간 시승 후 구매를 확정하는 ‘온라인 홈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오토벨은 차를 팔고 싶어 하는 소비자에게도 편리한 서비스도 제공한다. 업계 최초로 ‘미래 시세’도 분석해 차주의 매각 시기 결정에 도움을 준다.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방대한 경매 데이터에 신차 출시 일정, 평균 주행거리 등 차종별 특징과 시간 경과에 따른 가격하락까지 고려해 중고차의 3개월, 6개월, 1년 뒤 예상 가격을 측정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소비자 단체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중고차 시장은 그동안 판매자와 소비자 간에 정보의 비대칭 문제가 발생했다”며 “현대글로비스가 인증한 중고차가 판매되면 소비자 입장에서 비교할 선택지가 넓어지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완성차 제조사가 직접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 대표는 “완성차 제조사의 중고차 사업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제조사의 직접 진출이 중고차 시장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관계자도 “글로비스의 오토벨은 기존 인증 중고차 업체와 비슷한 사업 방식”이라며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사업에 나서야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만족도 개선을 완전히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