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가능성 낮고, 중복되거나 민원성 내용 제외"
'건강보험 정보도용 방지·일선 소방공무원 사기충전' 등 4개 압축
윤석열 "국민과 쌍방향 정책 소통하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그동안 국민들이 제안한 1500여개의 정책들을 추린 '국민 공약'을 공개했다.
윤 후보는 23일 오전 11시 30분 여의도 How’s 카페에서 열린 '국민공약 언박싱 데이 행사'에서 생활밀착형 공약을 발표했다. 1월 1일 이후 ‘윤석열 공약위키’에 제안된 1500여 건의 국민 제안 중 4가지를 실제 공약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구체적으로 △부모 육아 재택 보장 △오토바이 교통안전 강화 △건강보험 가입자 정보도용 방지△일선 소방공무원 사기충전 패키지 등이다.
윤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제안하고 애써주신 공약을 4개로 골랐다"며 "제안자의 설명을 직접 듣고 국민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정책 수립, 집행 프로세스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와 만나 "1500여개 제안 중 현실 가능성 낮고, 그동안의 공약과 중복되거나 민원성 내용을 제외해 20개로 추렸다"며 "청년보좌역과 전문가들이 논의를 거쳐 최종 4개로 압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모 육아 재택 보장 공약 제안자인 30대 오현주 씨는 "기업 입장에서도 고용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고 고용 단절, 승진 누락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로자들도 경력단절 없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게 돼 노사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본 제안은 93년 미국 클린턴 행정부부터 시행된 ‘유연근무제’와 2018년 일본에서 시작된 ‘원격근무제’를 참고해 발전시켰다. 전 기간 육아 재택, 일부 기간 육아 재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육아 재택을 허용한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윤 후보는 "아는 지인이 아이 셋 키우는 특허청 공무원인데 재택 근무가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비대면, 언택트 문화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육아 문제를 떠나 재택근무 활성화 방향으로 가는게 맞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오토바이 교통안전 강화 공약 제안자 30대 회사원 신효섭 씨는 “배달시장이 커지고, 오토바이 운전자가 증가해 골목과 도로에서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위험에 노출되게 됐다”며 4가지 안을 제시했다. 구체적 제안 내용은 △이륜차 번호판 전면 부탁 단계적 확대 △불법 이륜차 개조 처벌 강화 △무사고·교통기록장치 장착시 보험료 할인 확대 △교통법규 위반 단속 등이다.
다만, 안전장치 장착으로 비싼 보험료가 얼마나 할인될지에 대한 지적에 대해 정책 담당자는 "보험료 부담 등 기본적인 사항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건강보험 가입자 정보 도용 방지 공약에 대해 제안자 30대 박기범 씨는 “외국인들이 내국인 명의를 불법 도용해 건강보험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라며 “병원의 본인확인 의무를 강화해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한다”라는 제안 취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모바일 신분증·QR코드·지문인식 등 본인확인 시스템 개발을 제안했다.
일선 소방공무원 사기충전 패키지 공약에 대해 오철환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은 “소방공무원 조직 특성상 신상이 특정될 우려가 있어 부득이 익명을 요청한다”라며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공무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승진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정책을 제안하게 됐다”는 취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승진구조 개편 △소방간부 현장지휘능력을 제고 △안식년 도입 △수련원·연수원 설립 등이다.
윤 후보는 "청년들께서 제시한 공약 아이디어 경청했다. 보다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제안들이 보다 많이 접수되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실용주의는 현장중심을 말하는 것이므로 현장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시는 분들에 대해 상응하는 처우를 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담당하게 되면 디재털 플랫폼을 통해 정부와 국민이 쌍방향으로 소통해 정책 수립·집행이 가능하도록 소통의 순환 과정을 이뤄가겠다"고 약속했다.
현재까지 ‘윤석열 공약위키’에는 1500여개의 국민제안이 접수됐으며 페이지 뷰는 100만, 댓글은 3만개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