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시간 1시간 단축...모든 수학 문제는 계산기 허용
최근 대학들 사이에 SAT 시험 점수 비중 낮추는 분위기
미국판 수능인 SAT(대학입학 자격시험)가 내년부터 시험시간이 단축되고 디지털 형태로 전환된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AT를 주관하는 비영리단체 칼리지보드는 시험을 디지털 포맷으로 변경, 필기구 없이 시험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로 시험을 보게 된다. 다만 디지털 시험으로 바뀐다고 해도 시험 응시는 감독관이 있는 학교 또는 지정된 시험장에서만 할 수 있다. 응시를 위해서는 응시생 소유의 컴퓨터나 태블릿을 사용하거나, 시험장에서 제공한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SAT는 당장 내년부터 해외에서 적용, 미국에서는 2024년부터 적용된다.
시험시간도 종전 3시간에서 2시간으로 1시간 단축되며 수 주간 걸렸던 시험 결과도 디지털 전환에 따라 수일 안에 통보될 예정이다. 시험 문항의 질문도 기존보다 더 간결해지고, 모든 수학 문제에는 계산기 사용을 허용할 예정이다.
프리실라 로드리게스 부회장은 "디지털 SAT는 더 쉽게 응시하고, 더 출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SAT의 디지털 전환 발표는 이 시험이 부유층 백인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시험 성적 제출을 의무화하지 않는 대학이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일부 대학은 SAT 시험 점수가 학생의 인종과 부모의 재산 등에 영향을 받아 그 결과 저소득층과 유색인종 학생들의 대입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주장을 수용하고 있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명문 대학인 하버드대학을 비롯한 다수 대학은 SAT나 ACT(대학입학학력고사) 등과 같은 시험 성적보다 고교 시절의 전반적인 학업 성취도와 다양한 활동 등의 비중을 높여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페어테스트(FairTest)에 따르면 올해 미국 4년제 대학의 76% 이상이 이러한 시험 점수 제출을 의무화하지 않고 선택사항으로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는 시험 주관사인 칼리지보드에 타격이 됐다. 최소 1번 이상 SAT에 응시한 학생 수도 2020년 220만 명에서 지난해 150만 명으로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