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로펌들도 대형로펌에 도전장
27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서초동의 경쟁이 치열하다. 대형로펌들이 중대재해법 기업 자문 관련 대규모 조직을 꾸리며 시장을 선점하자, 중소로펌들도 뒤이어 도전장을 내미는 상황이다.
대형로펌들은 지난해부터 발 빠르게 전담팀(TF)을 구성한 뒤 리더와 팀 간 협업 방식 등을 구체화해 본부, 센터 등으로 정식 가동에 나섰다. 김앤장은 산업안전보건 그룹을 주축으로 약 100여 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중대재해 대응 그룹을 가동 중이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자문 외에도 검찰, 경찰 출신 변호사, 고용노동부 특별사법 경찰 출신 전문가들로 구성된 안전사고 전문 대응팀을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대응을 내건 곳도 있다. 태평양은 2015년 발족한 산업안전TF를 중대재해법 시행을 계기로 10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본부 체제로 확대 개편했다. 최근 중대재해대응본부에 종합상황실을 신설해 24시간 가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용노동부에서 약 30년 근무한 산업재해 예방, 산업보건·노동 베테랑 노무사 2명을 영입해 대응역량을 강화했다.
광장은 기존 산업안전팀을 산업안전·중대재해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지난해 산업안전보건 분야에서 다양한 중대재해조사 등 약 30년간 경력을 쌓은 신인재 전 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교육원 원장을 영입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을 역임한 박영만 변호사와 조상욱 변호사는 공동으로 율촌 중대재해센터를 이끈다. 산업 안전과 중대 재해, 형사, 부동산ㆍ건설 등 관련 분야 전문 변호사와 노무사, 고용노동부 본부와 일선 노동청에서 축적한 다양한 경험을 갖춘 고문, 전문위원 등 3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세종은 다년간 산업안전∙보건 분야에서 많은 업무를 수행했던 산업재해 대응팀을 중심으로 안전∙보건에 대한 자문과 사건 처리를 업무내용으로 하는 ‘중대재해 대응센터’를 운영 중이다.
화우도 중대재해법 본격 시행에 맞춰 대응TF 산하에 비상대응팀을 설치했다. 기존 컨설팅 역량을 결집해 실제 중대재해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실무형으로 강화한 팀이다. TF 인력도 검찰·경찰·법원·고용노동부·산업안전공단 출신 전문가 등 총 50명으로 증원했다.
대형로펌들이 대기업들과 손을 잡으며 선제적으로 기업 고객을 끌어오자 중소로펌들도 대응에 나섰다. 안전보건전문기관과 협업하고 노동‧중대재해 분야 전문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대형로펌 아성을 넘보고 있다.
법무법인 평산‧화인‧청림‧담박 등 서울 서초동 소재 4개 중소로펌은 ㈜한국안전문화진흥원과 업무제휴를 맺고 중대재해법에 대한 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은 전국 산업재해 사건을 지휘한 전문가들을 내세웠다. 대검찰청 공안부장 출신인 오인서 법무법인 화인 변호사와 산업재해 분야 검찰업무 전문화를 이끈 김병현 법무법인 평산 변호사(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가 대표적이다.
송규종 법무법인 담박 변호사(전 대검찰청 공안기획관), 윤웅걸 법무법인 평산 변호사(전 전주지검장), 이태승 법무법인 평산 변호사(전 부천지청 차장), 최성남 법무법인 청림 변호사(전 울산지검 차장)도 참여한다.
아울러 배계완 고문(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기술이사), 김남두 원장(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중앙사고조사단장), 윤석준 연구소장(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연구원) 등 30년 이상 경력의 안전보건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국안전문화진흥원이 로펌들과 컨소시엄을 맺고 중대재해 예방‧대응에 필요한 시스템과 법률적·기술적 지원을 다각도로 제공할 예정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대기업들은 대형로펌을 통해 미리 대비에 나섰으나 중소기업들은 아직 고민이 많다”며 “중소로펌들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맞춤 서비스 제공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