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P2E 게임 제작…자체 IP 비중 75%”
“준비된 넷마블이 메타버스에 도전한다. 시작은 모두의 마블로, 모두의 마블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새로 태어난다. NFT(대체불가토큰) 게임이기 때문에 당연히 P2E(Play to Earn) 게임이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앞으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사업에 새롭게 도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방 의장은 27일 서울 구로 넷마블 지타워에서 경영전략 발표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를 열고 넷마블의 향후 비전과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넷마블이 내세운 키워드는 ‘자체 IP(지식재산권)’와 ‘블록체인’, ‘메타버스’다. 특히 곧 출시될 신작 ‘모두의마블:메타월드’에는 이 세 가지 키워드가 모두 녹아있다.
게임은 넷마블 대표 IP ‘모두의 마블’의 첫 후속작으로, 실제 도시 기반의 메타월드에서 부지를 매집해 자신만의 건물을 올리고, NFT화된 부동산을 거래한다. 메인 캐릭터 데니스가 소개 영상에서 “GTX가 들어오니 이 지역이 좋겠군”이라는 대사를 할 정도로 실제 부동산 투자와 같은 경험을 구현했다.
다만 국내에서 P2E가 규제로 막혀 있어, 국내에서는 P2E를 제한한 블록체인 기반으로만 출시된다. 방준혁 의장은 이를 두고 “한국에서만 P2E 서비스를 못 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말 NFT 전담 연구개발(R&D) 조직을 신설하고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블록체인 게임 기술력을 갖고 있는 아이텀 게임즈를 인수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2조 5000억 원을 투입해 글로벌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인수했다.
방준혁 의장은 “P2E게임의 출시 자체는 열어주되 출시 이후 부작용을 확인하면서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게 올바른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자체 코인의 발행과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신작 및 비전 발표 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할 코인을 발행하고 상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인수한 아이텀게임즈의 큐브코인도 재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준혁 의장은 “앞으로 게임이 가상이 아닌 ‘두 번째 현실’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방 의장은 “게임 내에서 획득물이 가상 자산과 실물 자산으로 전환되면서 앞으로 게임이 새로운 명예 활동이자 경제 활동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넷마블의 신작 20여 종은 다양한 장르와 IP를 망라한다. 이 중 10종이 올해 런칭되며, ‘머지쿵야 아일랜드’, ‘오버프라임’ 등 자체 IP 비중을 75%까지 높였다.
권영식 대표는 이날 환영사에서 “그동안 넷마블이 자체 IP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제는 자체 IP를 활용한 후속작과 PC 콘솔 플랫폼 확대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면서 “신작 라인업 중 자체 IP 비중이 75%”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독자적인 IP 세계관과 메타 휴먼(가상인간)의 개발도 알렸다. 넷마블F&C는 한국 미국 등 콘텐츠 제작자와 함께 협업해 자체 세계관 ‘그랜드크로스’를 제작 중이다. 향후 콘텐츠를 주요 웹툰 플랫폼에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또 ‘그랜드 크로스S’, ‘그랜드 크로스W’ 등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게임 2종도 선보인다.
‘제나’, ‘리나’, ‘시우‘ 등 가상 인간은 아이돌 가수로 데뷔하고 넷마블의 신작 게임에 캐릭터로 출연할 예정이다. 앞서 넷마블F&C 작년 8월 메타 휴먼 아이돌을 만들기 위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고, 11월에는 메타버스 시각특수효과 연구소를 설립했다.
스튜디오 드래곤과 협업한 게임 ‘아스달 연대기’도 주요 IP 사업 중 하나다. 넷마블은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세계관을 게임 속에서 확장 시켰으며, 앞으로 아스달연대기를 글로벌 IP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NTP는 2018년 이후 4년 만에 처음 열린 행사로 주목을 받았다. 방준혁 의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주요 비전을 발표하는 NTP는 최근 2~3년간 넷마블이 성장보다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넷마블은 이 기간에도 꾸준히 경쟁력을 키워왔다. 2018년 4129억 원이었던 연구개발비를 2019년 4589억 원, 2020년 5193억 원으로 늘렸고, 세계 시장에서도 파이를 키웠다.
2018년 이후 중국의 판호 규제로 중국 시장이 막혔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지난 2015년 28%에서 2021년 74%로 성장했다. 이중 북미 매출이 전체의 44%로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올해는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넘을 전망이다.
넷마블은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 힘을 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조직개편을 하며 이승원 대표를 글로벌 총괄로 신규 임명했다. 방 의장은 “글로벌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히 있으나,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으므로 이제 넷마블 구성원은 글로벌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