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매 발톱 드러낸 파월...시장은 ‘노심초사’

입력 2022-01-27 15:09수정 2022-01-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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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파월 발언에 상승분 반납 후 혼조세로 마감
미국채 금리는 급등…2년물, 2년여 만의 최고치
과거와 달리 증시 금리 인상 호재로 받아들이지 못할 것 경고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화상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계획에 대해서는 “사전에 정해진 계획은 없다”면서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말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에 다우지수를 비롯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반전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오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3월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우리는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면서 “연준은 조건이 적절해진다고 가정한다면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이날 연준의 FOMC 성명 내용 자체도 시장 컨센서스와 일치했다. 연준은 현행 제로 수준(0.00∼0.25%)의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하고, 현재 진행 중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도 기존 방침을 유지해 테이퍼링 종료 시점을 3월 초로 제시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매 발톱’을 본격적으로 드러내자 뉴욕증시는 1~2%대 상승분을 일제히 반납하고 요동치기 시작했다. 국채금리도 급등했다.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1.9%에 육박했고, 2년물 금리는 1.15% 가까이 올라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면서 “2015년 말 금리 인상 때와 달리 현재 경제 상황은 양호하고 물가상승률은 높다. 이런 차이가 정책 운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종전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연준은 별도 성명을 내 양적긴축(자산 축소)을 금리 인상이 시작된 후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파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양적완화로 연준의 자산이 2배 불어나 9조 달러(약 1경820조 원)에 달한다며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양적긴축이 금리 인상 시작 후 2년이 지난 뒤에 진행했지만, 더 빨리 움직여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매파 기조가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날 파월 발언에 기준금리 인상 예상 횟수에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풀이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이 앞으로 FOMC 회의 때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6월까지 금리를 최소 3차례, 또는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확률은 60%까지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과거와 달리 주식시장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호재로 인식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은 월가 전문가 분석 결과를 인용해 1950년대 이후 12번의 연준 금리 인상 주기 동안 뉴욕증시가 연평균 9% 상승했으며, 그중 11번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과거와 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주식시장에서 금리 인상과 경기 확장 수혜주인 은행과 산업, 에너지주 등의 비중이 컸다면, 최근에는 금리 인상을 악재로 받아들이는 기술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광풍,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라는 이전과 다른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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