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이하 무교인)들이 “정치권이 무속이라는 말로 우리를 하대하고 있다”며 설 연휴 이후 집단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최대 무교인 단체인 경천신명회 관계자는 2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설 연휴가 끝나고 전국에 있는 무당들이 모두 다 여의도로 모여 정치권에 항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전국에서 모이면 모두 200만 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만 명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국에 우리 신도들과 무당·성직자들만 30만명이다. 한명이 5명을 데리고 오면 150만 명이고, 10명이면 300만”이라고 말했다.
실력행사를 고민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 건진법사가 문제가 되니 예전 박근혜 정부 때 최순실(개명후 최서원)과 연관을 지어 ‘다시 옛날처럼 정치가 굴러가는 것이냐’고 우려를 하는데, 건진법사가 만약 우리 교단 사람이었다면 강력히 막았을 것이다”며 “그러나 (건진법사가) 우리 교단 사람이 아닌데 무교 전체가 호도되자 우리 교단에 민원이 엄청나게 들어온다. 그래서 집단행동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천신명회는 무교 단체로 정식 종단에도 가입이 돼 있다”며 “건진법사 때문에 무속인들이 모두 다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온당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도 정치권에서는 계속 ‘무속’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우리를 비판을 하는데, 무속이란 단어는 무교를 아랫것으로 보는 하대하는 표현”이라며 “예전에 유학자들이 무당들을 규합한다고 해서 ‘속’자를 집어 넣었던 것이 오늘까지 유래됐다. 교단에서는 ‘무속이란 말을 쓰지 마라. 우리가 누구에게 종속돼 있는 사람들이 아니지 않냐’고 교육한다. 우리가 누군가에 속해있지 않은데 하대하는 표현을 쓰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윤석열 씨가 되든 이재명 씨가 되든 안철수가 되든 관계가 없다. 지지는 각자 신도들의 마음이다. 정치와 종교는 분리된 것이다. 종교가 관여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무교가 정치권에서 비판을 받는 부분에 대해서도 “다들 점 한번도 안봤나. 다들 점집에 한번도 안 가 봤었나. 왜 무교에 대한 관점을 호도를 하느냐”며 “무교 성직자들은 다들 영(靈)을 가진 사람들이다. 성경말에도 일반인과 영을 가진 사람은 다르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여의도 200만명 집단행동이 윤석열 후보 지지로 해석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지지하는 사람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천신명회 측은 설 후 언론사들에 ‘무속이라는 단어를 사용치 말아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