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유죄 판결 가능성↑…동양대 PC 인정 안 돼도 '반전' 없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가 27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해당 판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판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조 전 장관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재판장 마성영 부장판사)가 인정하지 않은 동양대 PC의 증거능력이었다. 앞서 해당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정을 이유로 주요 증거인 동양대 PC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임의제출로 확보한 휴대전화 속에서 다른 범죄 증거가 나왔다면 새로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거나 포렌식 등 압수·수색 절차에 피의자가 참여해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민영 법무법인 예현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의 경우와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은 완전히 다르다"며 "동양대 PC는 소유주를 특정할 수 없었지만 전원합의체가 판단한 사안의 경우 소유주가 분명히 정해져 있었다"고 했다.
또 "정 전 교수는 처음 동양대 PC가 압수됐을 때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며 "당시 소유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압수수색 절차 참여권을 보장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혁진 법무법인 정진 대표변호사 역시 "조 전 장관 재판부가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지나친 결정이었다"며 "대법원은 동양대 PC가 정 전 교수의 소유가 아니고, 쓰면서 관리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절차 참여권을 굳이 보장 안해도 된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전 교수는 동양대 PC 소유권을 부정하다 뒤늦게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논리를 바꾼 것"이라며 "판사가 봤을 때는 뒤늦게 발뺌하며 궁색한 변명을 한다고 보일 수밖에 없다"고도 덧붙였다.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는 "대법원의 판결로 조 전 장관이 공범으로 인정된 것이고, 조 전 장관 재판부에서 대법원과 일치하지 않는 판결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재판부 기피 신청은 기각될 것이고 현 재판부로 재판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 재판이 진행되면 확정된 대법원 판결이 있으므로 검찰도 이 부분을 강력하게 주장할 것"이라며 "그러면 재판부도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만큼 판결을 할 때는 상급심의 판단에 기초해서 할 것"이라며 "설령 1심에서 동양대 PC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항소심에서 깨질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하급심이 상급심 판결을 반드시 따를 필요가 없다는 것은 이론상의 가능성일 뿐이고 (상급심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판례도 있다"면서 "조 전 장관에 대한 혐의는 유죄로 나올 것이고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설령 조 전 장관 재판부가 동양대 PC 증거능력을 인정 안 한다고 해도 무죄를 받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면서 "다른 증거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혐의를 인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