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이후 최저
IPO, 72건으로 전년 대비 반 토막
증자 활동도 줄줄이 연기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일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달 전 세계 주식발행액이 전년 동기 대비 59% 급감한 431억 달러(약 51조 95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0년 이후 평균보다 20% 작은 규모로, 세계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됐던 2019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기업공개(IPO)와 증자 등 기업의 자본시장 조달 활동이 줄줄이 연기된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문제와 이로 인한 연준의 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관망 모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월 미국을 포함한 북미지역 주식발행액이 전년 동기 대비 73% 급감하며 가장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진행된 IPO 건수는 72건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으로 줄어들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사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저스트웍스를 비롯해 미국에서만 최소 9개사가 당초 올해 초 상장을 계획했으나 이를 연기했고,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 산하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달 15일 코스피에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제반 요건을 고려해 상장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에서도 2개사가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IPO뿐만이 아니다. 필리핀의 휴대전화 통신사 디트텔레 커뮤니티의 모회사는 통신기지국 건설을 위한 증자를 계획했다가 돌연 취소하는 등 기업의 증자 활동도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이는 IT 기업에서부터 전기차(EV)에 이르기까지 테크 분야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활동이 활발했던 2020~2021년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기업의 자본시장 자금 조달액은 지난 10년 평균 1.7배인 1조3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IPO 건수 역시 약 2200건에 달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 연준이 3월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을 기정사실로 하자 주식시장이 하락하며 시장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시장의 높은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상장한 전기차 업체 리비안은 고점 대비 40% 폭락했고, 주요 빅테크 기업은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여파에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융정책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 주식시장 역시 안정세를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닛케이는 2000년대 IT 버블 붕괴 당시 빅테크 기업 투자 감소와 함께 세계 경기둔화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올해도 기술주 버블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