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시기 지연됐지만 거래선 증가 등 성과
LG전자, 유럽·아시아서 자율주행 프로젝트
LG이노텍, 테슬라 대량 공급 기대감↑
향후 전장 프로젝트서 시너지 효과 전망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 내 '전자 3인방'의 전장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상황으로 인해 흑자전환 시기는 지연됐지만, 기술 고도화와 제품 개발을 지속하며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는 평가다. 향후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6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LG그룹 전자계열사는 전장사업에서 글로벌 고객사와 수주잔고를 늘려가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LG전자는 지난해 자사 VS사업부, ZKW, LG마그나를 통해 ‘인포테인먼트-파워트레인-램프’로 구성된 전장사업 삼각편대 기반을 다졌다. 인포테인먼트 부품 생산은 베트남 하이퐁ㆍ평택공장, 전기차 파워트레인 부품은 중국 난징ㆍ인천으로 생산기지 최적화도 이뤄졌다. 동시에 전장 보안업체 사이벨럼 등 전장사업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도 이뤄졌다.
업계와 LG전자 모두 전장사업 흑자전환 시기를 작년으로 예상했지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상황으로 인해 9000억 원 넘는 연간 적자를 내며 실패로 돌아갔다. 부품 부족에 대비하기 위한 공급망 이원화 과정에서 예상보다 큰 비용이 추가됐고, 완성차 생산 병목현상이 오래 이어지며 생산량 자체가 크게 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됐다. 7000억 원에 달하는 GM 전기차 배터리 리콜 충당금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다만 이 시기에도 성과는 있었다. 지난달 말 진행된 실적발표에서 LG전자는 “VS사업부는 유럽 메이저 완성차업체 및 한국 업체를 대상으로 자율주행 관련 부품사업 후속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설립된 LG마그나 역시 기존 북미 거래선 외에 유럽과 아시아에서 신규 거래선을 확보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장사업이 미래를 위한 가장 화두인 만큼, 전략적인 협업을 통해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통신모듈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장부품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상황에서도 지난해 전장부품 매출(1조3903억 원)은 전년 대비 17% 넘게 증가했다.
최근 업계에선 LG이노텍이 테슬라에 전장 카메라를 대량 공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율주행차 시대에 진입하면 차량용 카메라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어 업계 기대감도 크다. LG이노텍은 현재 10개가 훌쩍 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자율주행차 핵심 부품을 납품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플라스틱 OLED(P-OLED)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후 사업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보다 시인성이 좋고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뒀고, 9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유지 중이다. 진입하려는 경쟁사가 늘고는 있지만, 시장 자체가 급성장 중인 만큼 매출과 수익성 증가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각각 다른 분야에서 기술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향후 전장사업에서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2024~2025년께 출시 예정인 애플카 공급망 후보에도 LG '전자 3인방'이 지속해서 언급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이 이미 애플 부품 공급망에 입성해있는 만큼, 애플카 수주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애플카 생산에 필요한 핵심부품 공급망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유력한 애플카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