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메타버스를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면서 신산업의 하나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들도 최근 가상매장을 개점하고 사내 연수원을 설립하는 등 실제 활용에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업체인 세븐일레븐은 최근 모바일 캐주얼 소셜네트워크 게임 ‘플레이투게더’를 서비스하는 ‘해긴(HAEGIN)’과 손잡고 가상현실 편의점을 오픈했다.
플레이투게더는 동화 풍의 가상세계 카이아 섬을 배경으로 전 세계 게임 유저들과 함께 다양한 미니게임과 취미생활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모바일 게임이다. 세븐일레븐은 카이아섬 광장에 실제 매장과 동일한 모습으로 구성된 ‘세븐일레븐 카이아섬점’을 열었다.
세븐일레븐 카이아섬점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획득한 재화(게임머니)로 전주비빔밥, 세븐카페, 바프허니버터팝콘 등 13가지 상품을 구매해 먹고 마시는 등 체험이 가능하다. 광장 내에서 세븐일레븐 캐릭터 브니와 바바라도 만날 수 있다. 게임에서 체험한 상품과 서비스는 세븐앱 링크를 통해서 곧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부터 유통업계에서 가장 발빠르게 메타버스를 실제 업무에 접목시키고 있는 편의점 업체들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지난 해 8월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통해 세계최초 가상현실 공식 제휴 편의점인 ‘CU 제페토한강공원점’을 론칭했는데, 이후 ‘한강공원 월드맵’ 방문자 수는 이전 대비 2배 이상, 인증샷은 8배 급증했다. 성과에 힘입어 회사는 2호점 ‘CU제페토교실매점’과 무인 편의점 콘셉트의 ‘CU제페토지하철역점’ 3호점도 잇따라 열었다.
GS리테일의 운영하는 GS25도 제페토에 전용 맵인 ‘GS25 맛있성 삼김이 왕자’를 열었다. 내부는 편의점, 카페, 공유주방 등으로 이뤄져 점프게임이나 미로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이디야커피의 메타버스 매장인 ‘포시즌카페’는 지난해 12월 개점 이후 6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며 인기를 끌고 있고 스타벅스도 제페토에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포토‧비디오 부스를 별도로 마련했다. 이 밖에 치킨 업체 또래오래,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 패션브랜드 MCM, 현대백화점면세점, 롯데하이마트 등도 앞다퉈 메타버스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매장 외에도 사내 연수원을 메타버스로 구축하고 신입사원 교육은 물론이고 향후 미래형 교육 환경을 조성한 곳도 있다. 최근 SSG닷컴은 메타버스 기반의 화상회의 플랫폼 ‘개더타운(gather.town)’에 가상 연수원 ‘쓱타운(SSG Town)’을 열고 이 곳에서 올 상반기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다. 개더타운은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과 달리 온라인 게임처럼 직접 캐릭터를 만들어 일정한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가상의 회의실에 입장해 주변에 있는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강의실 단상에 올라가 강연을 하거나 함께 게임 활동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송유리 SSG닷컴 인재육성팀 파트너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사내교육이나 행사가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점을 감안해 메타버스 연수원 ‘쓱타운’을 기획했다”며 “신규 입사자의 적응을 위한 입문 교육 이외에도 사내 행사나 워크숍 등 다양한 목적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당장 실익이 없는 메타버스에 투자하는 것은 코로나19로 비대면 기조가 활성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가 신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비롯한 10대들까지 소비층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10대들은 메타버스 공간을 놀이터처럼 생각하고 즐긴다. 브랜드들은 10대들의 주목을 끌 수 있는 게임 콘텐츠나 경품 이벤트 등을 제공해 향후 브랜드 고객이 될 10대들의 마음을 선점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신산업으로 떠오른 메타버스 투자를 선점할 경우 향후 경쟁 구도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재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도 메타버스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유망테마 중 하나”라면서 “빅테크를 비롯해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차세대 핵심 성장부문으로 삼고 전략적으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