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가 달라졌다…올 외국인 순매수 ‘3위’

입력 2022-02-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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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을 덜어낸 데다 외국인들의 매수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기대 역시 주가를 밀어 올리는 동력으로 꼽힌다.

8일 오후 12시 48분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전 거래일과 같은 17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올해부터 반등과 소폭 하락을 거듭하는 ‘계단식 상승’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52주 최저가(14만4000원)까지 빠진 후 16만 원대를 회복했다.

외국인들의 ‘사자’ 주문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들은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3조5790억 원 순매도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이 기간 6113억 원어치의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최근 매도세와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외국인들 보유 비중은 32.74%에서 42.87%로 훌쩍 뛰었다. 현대글로비스는 LG화학(1조2356억 원), SK하이닉스(8629억 원)에 이어 외국인 순매수 규모 3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6월 주가가 21만7000원을 찍은 뒤 하반기 내내 부진했던 분위기가 되살아나는 것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같은 달부터 6개월여 동안 20.94% 고꾸라진 바 있다.

반전을 꾀하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투자심리를 짓눌렀던 오버행 우려가 해소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초 현대글로비스 보유지분 6.71%, 3.29%를 약 6113억 원에 매각했다. 거래 상대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그룹이다.

이번 지분 거래는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에 맞춰 총수 일가의 지분을 줄이기 위해 이뤄졌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학수고대하던 오버행 우려 해소”라며 “그동안 지분 보유 회사로서의 특징만 부각돼 과도한 저평가 상태에 놓여있었는데, 실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실적 역시 탄탄하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조8437억 원과 영업이익 3251억 원을 거뒀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이 1조1262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버행 우려가 사라진 시점에서 주가가 주가수익비율(P/E) 7배에 머물러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해운 시황 강세와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동안 미뤄져 왔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혹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간 분할 및 합병, 대주주 지분 확보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3월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시기”라며 “앞서 개편을 시도한 시점(2018년 3월) 개편을 시도한 시점과 주주총회가 맞물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경 변화에 따라 지배구조 시계는 다시 빨라질 수 있다”면서 “정 회장 지분가치로는 현대글로비스, 현대차, 현대엔지니어링이 중요하다”라고 분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정 명예회장 부자의 지분 거래를 두고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변화, 경영권 승계가 필요한 상황에서 그 준비 과정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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