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증권가에선 양사의 M&A를 기정 사실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11일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공정위 승인 여부가 곧 발표될 예정으로 일부 독점적 노선에 대한 조치를 동반한 ‘조건부 승인’이 유력하다”며 “장거리 주요 노선에 대한 운수권 반납 우려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가 해당 노선을 운영할 수 있는 기재, 재무적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사의 재무지표는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 컨센서스는 각각 8조8277억 원, 4조965억 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양사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조2306억 원, 1165억 원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매출액 추정치 대비 97.15%(3조9800억 원) 감소한 수준으로 전망된다. 즉 아시아나항공의 현 재무구조는 열심히 매출액을 올려도 마진이 남는 주고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다른 재무지표 요소들 역시 적자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를 보면 △당기순이익 +5120억 원ㆍ-6000억 원 △순이익률 +5.90%ㆍ-14.65% △자기자본이익률(ROE) +10.13%ㆍ-83.80% △자산수익률(ROA) +2.02%ㆍ-4.43% 등 재무지표 컨센서스는 모두 격차를 보이는 상황이다.
시장에선 코로나19 사태 악화에 따라 항공주의 위드코로나 수혜 역시 멀어진 가운데 이번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시장 관계자 A 씨는 “지난해 위드코로나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항공업종의 업황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양사의 합병으로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평사 중에선 차후 대한항공의 재무지표에 일부 마이너스 요소가 작용하더라도 풍부한 유동성으로 극복을 예상한다는 분석이 있다.
박종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2년간 이루어진 총 4조4000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 각종 자구안 실행으로 크게 확충된 재무완충력과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대비로는 개선된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항공운송 시장 내 과당 경쟁 완화, 통합 대한항공의 시장지위 향상과 규모의 경제 실현 등으로 이익창출력이 제고되는 가운데, 항공기 도입, 지분 인수 등 자금소요에도 양호한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경우 신용도 개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