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1일 두 번째 TV토론에서도 어김없이 정책 대결 보단 공방에 집중했다. 상대 후보는 물론 배우자 의혹까지 거론하며 매번 부딪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배우자 리스크를 수면 위로 끄집어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대선을 26일 앞두고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차 TV토론에서 또 다시 맞붙었다. 2030 청년 정책 토론 시간에 두 후보는 각각 상대방의 불공정 사례를 들며 공격하기 바빴다.
11일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연합뉴스TV 등 방송 6개 사가 주관해 서울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토론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에게 "청년실업률이 최악인데, 시장 재직 시절 불공정 채용하지 않았냐"고 물으며 공방의 불씨를 당겼다.
윤 후보는 "시장 재직 시절에 성남 산업진흥원 채용 사례를 보면 지원자 68명 중 2명, 140명 중 3명 뽑았는데 대부분 선거운동했던 선대본부장의 자녀, 시장직 인수위원회 자녀 등이었다"며 "성남 산하에 주요 일반인들이 가기 쉽지 않은데, 이런 부분은 평소에 주장하시는 공정과 다르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당시에도 이미 감사원에서 수차례 감사한 결과 문제가 없었고 공개 경쟁시험으로 뽑았다"고 답했다.
이 후보도 "오히려 운 후보 부인께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돼 있다는 말이 많다. 후보께서 5월 이후로는 거래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 이후 거래를 수없이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며 "주가조작의 경우 피해자가 수천, 수만 명이 발생하는데 이것이야 말로 공정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두 후보께 말씀드리고 싶은데 이건 청년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청년들이 지금 지켜보고 있다"며 두 후보를 꾸짖기도 했다.
그럼에도 윤 후보는 부인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2년 이상 거듭 조사했고 이 후보가 연루된 대장동 게이트 대비 작은 사건임에도 훨씬 더 많은 검찰 인원이 투입돼 조사했다. 아직까지 문제점 드러난 거 없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그 외에도 사사건건 충돌했다. 그동안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쳤던 윤 후보는 이 후보의 성남 백현동 특혜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두고도 맹공을 펼쳤다.
윤 후보는 백현동 특혜 의혹에 대해 "이 후보의 법률사무소 사무장이자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 하신 분이 개발시행업체에 영입되니까 자연 녹지에서 네 단계 뛰어서 준주거지가 되면서 용적률이 5배가 됐다"며 "지금 이 업자는 3000억원 가량의 특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팩트를 확인하면 법률사무소 사무장이라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사실과 다른 말을 한다"며 성남FC 의혹을 거론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 3년 동안 기업들로부터 165억원이 후원금을 받았는데, 그 사용처와 성과금이 누구한테 갔는지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고 (왜) 거부하냐"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는 "기업들이 장기간 방치된 땅을 이용해서 관내로 들어오면 기업유치가 된다"며 "윤 후보가 새만금 가서 원가로 토지 공급해주겠다, 혜택 주겠다 약속하고 후보님이 하면 기업유치고 제가 하면 특혜인가"라고 되물었다.
윤 후보는 코로나19 소상공인 손실보상 문제를 두고도 이 후보의 방역지원금에 대한 말 바꾸기를 문제 삼았다. 이 후보는 무속 논란을 일으켰던 '건진법사'와 '신천지' 지원설로 맞받아치기도 했다.
또 외교·안보를 두고도 치열하게 맞붙었다. 이 후보는 최근 윤 후보의 '선제타격론'을 질타한 반면 윤 후보의 '사실상 종전 상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심 후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 부인들을 둘러싼 의혹을 거론하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 후보 부인의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선 이 후보 "본인의 리스크"라고 지적했으며, 윤 후보 부인의 '주가 조작' 논란에 대해선 "떳떳하면 거래내역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심 후보는 이 후보에게 "배우자 의전 문제는 사생활이 아닌 이 후보 자격에 관련된 것"이라며 "시장이나 도지사가 배우자의 사적용무 지원이나 의전 담당 직원을 둘 수 없다. (논란이 됐던) 배모 사무관 인사권은 이재명 후보에게 있었다. 배우자 리스크가 아닌 본인의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워낙 가까운 사람이 별정직으로 들어오다보니 공무에 관련된 일을 도와줬고 그러다보니 사적 관계로도 도움을 받은 것 같다”며 “변명의 여지 없이 제 불찰이고 엄격한 관리를 못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단순한 불찰이면 거론 안했다. 자택을 수시로 오가며 배우자 비서 역할을 했다. 배우자에게 비서실을 만들어준 거나 다름 없다. 사실상 5년간 대선 준비하셨고 그 기간에 이 일이 벌어진 것이라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서도 "(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련해 일전 공개하신 부인 김건희씨의 다른 계좌가 발견됐고 수상한 거래내역도 보도됐다"며 "문제가 없다면 거래 내역을 공개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식양도세 다 없애 주가를 부양하시겠다는 분이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중대범죄 의혹에서 떳떳하지 못하면 양두구육(선전은 버젓하지만 내실이 따르지 못함을 비유)"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후보는 "검찰수사 과정에서 나온 자료가 언론에 유출돼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고, 재작년 이맘때 등장한 경찰 첩보가 보도됐던 것에 대해 다 해명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대통령 후보는 의혹 제기만으로도 죄송한 것"이라며 "성실 답변 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계좌 공개를 촉구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을 거론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누적 120만명이 넘었다. 정말 위기상황"이라며 "그런데 갑자기 정치보복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다. 기득권 양당 1, 2번 후보 누가 당선돼도 앞으로 5년간 국민은 반 갈라져 싸울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