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단기간 영향 크지 않지만 장기화하면 부정적 영향"
세계 식량 가격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도 급등하면서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밀과 옥수수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사료 공급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35.7포인트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식량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공급망이 불안해졌고, 여기에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남반구에서 가뭄이 계속되면서 옥수수 작황이 나빠지는 등 이상기후에 따른 수확량 저조가 작용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에 따라 국제유가도 상승세다. 우리나라가 주로 들여오는 두바이유는 11일 기준 배럴당 91.79달러로 두 달 새 30% 이상 치솟았다. 국제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연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유가는 꾸준히 오를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사료 공급도 불안하게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밀과 옥수수 수출국으로 국내에서는 주로 사료용으로 수입한다. 최근 3년간 국내 수입량 중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료용 밀은 7월, 사료용 옥수수는 5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관계부처와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곡물 수급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이번 사태로 국제 곡물가격 변동성이 일부 확대됐지만 국내 수입 비중과 재고 확보 수준 등을 고려하면 국내 직접적 영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세 불안이 심화·장기화한다면 국제 곡물 공급망 차질과 함께 가격 상승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함께 내놨다.
권재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곡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중장기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자주 갖겠다"며 "업계 차원에서도 유사시에 대비해 주요 곡물의 재고·계약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자체적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