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이라는 감동의 드라마 속에서 주목을 받는 선수들을 모아봤다.
여자 컬링에서는 ‘러시아 안경 선배’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러시아 올림픽위원회(ROC)의 갈리나 아르센키나(31)의 이야기다. 아르센키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안경을 쓰고 경기에 임해 ‘안경 선배’로 관심을 받은 김은정과 같은 이유로 인기를 얻었다.
도쿄스포츠 등 일본 언론은 12일 “ROC의 갈리나 아르센키나가 ‘안경 선배’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검정 뿔테 안경을 쓰고 경기에 나선 그에게 네티즌들은 “러시아에도 안경 선배가 있었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아르센키나와 더불어 언급된 김은정은 14일 오후 9시 5분 일본과의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오전 미국과의 경기를 포함, 2승 3패로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에게 중요한 순간 찾아온 한·일전이다.
쇼트트랙에서는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에게 관심이 쏟아졌다. 특히 황대헌과 함께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국내에서 관심이 높다. 지난 9일 황대헌이 금메달을 딴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은메달을 딴 그는 “황대헌만 보고 달렸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초반 이탈리아 선수가 치고 나가면서 경기가 의도치 않게 빠르게 전개됐다. 이후 황대헌 선수가 준비하더니 속도를 내더라”라며 “그저 황대헌을 따라 달렸더니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고 말했다.
13일 뒤부아는 500m 준결승에서 또 한 번 황대헌과 마주했다. 2조에서 황대헌과 뒤부아는 함께 경기를 치렀는데, 황대헌이 무리한 추월을 시도하는 도중 뒤부아와 부딪히며 두 선수 모두 어려운 경기를 치러야 했다. 황대헌은 경기가 끝나자 뒤부아를 찾아가 해당 장면에 대해 사과했고, 뒤부아가 이를 받아주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후 황대헌은 페널티를 받아 실격했고, 어드밴스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 뒤부아는 결승까지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중국으로 귀화한 여자 스키 선수 에일린 구(중국명 구아이링)는 중국 내에서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다. 에일린 구는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태생의 미국인이지만 2019년 중국으로 귀화했다. 이후 여러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인기를 얻은 그는 지난 8일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에서 중국에 금메달을 안겨주기도 했다.
선수로서 성적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매력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우선 혼혈 특유의 아름다운 외모에 더해 건강미까지 갖춘 덕에 중국 내에서 광고모델 1순위로 떠올랐다.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 중국 4대 국유은행인 중국은행 등 올림픽 전까지만 25개의 브랜드와 광고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모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SAT(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1600점 만점에 1580점으로 스탠퍼드 대학에 합격하며 공부까지 잘하는 ‘엄친딸’ 이미지를 굳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