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던 주택 가격이 올해 1월 들어 확연히 꺾인 모양새다.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쪼그라들자 아파트,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모든 주택 유형에서 매매가격, 전세가격, 월세가격 상승세가 축소됐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멈췄고,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하락으로 돌아서는 등 지난해 주택 가격 상승을 이끌던 아파트 가격의 변화가 눈에 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전국주택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가격은 0.1% 올라 전월(0.29%)보다 하락했다. 수도권은 0.06%, 서울은 0.04% 오름세에 그쳐 각각 전월 대비 0.27%p, 0.22%p 상승 폭이 둔화했다.
서울의 주택가격은 재건축이나 중대형 위주로 상승했다. 우선 상승세를 멈춘 강북권의 경우 용산구(0.03%)는 리모델링 호재가 있는 단지 위주로 상승했으나 상승폭이 축소됐고, 노원(-0.08%)·은평(-0.05%)·성북구(-0.04%) 등은 중저가 위주로 매물이 쌓이고 급매물 위주로 간헐적 거래되며 하락 전환했다.
강남권(0.08%)의 경우 서초구(0.12%)는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 있는 재건축 위주로, 송파구(0.09%)는 잠실동 위주로, 강남구(0.07%)는 일부 중대형 평형 위주로 상승했으나 매수세 및 거래활동이 위축돼 강남 11개구 전체 상승폭 축소됐다.
인천(0.12%)과 경기(0.05%)는 개발사업이 있는 지역이나 중저가 위주로 상승했다. 인천의 경우 미추홀구(0.25%), 계양구(0.19%), 서구(0.14%), 부평구(0.12%) 순으로 상승세가 이어졌고, 경기는 이천시(0.62%), 안성시(0.54%), 안산상록구(0.40%), 광주시(0.33%) 순으로 주택가격이 올랐다.
부산(0.08%), 대구(-0.22%), 광주(0.38%), 대전(-0.08%), 울산(0.11%) 등 5대 광역시는 1월 주택가격이 0.01% 올랐다. 특히 대전은 매물이 쌓이며 1월 주택가격이 하락으로 돌아섰고, 하락을 이어가던 세종은 추가 금리 인상 우려, 신규 공급 물량 등의 영향으로 매수심리 위축에 따라 1월에도 –0.78% 하락했다.
주택 유형별로 보면 단독주택 매매가격이 0.18%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고, 아파트(0.08%), 연립주택(0.04%) 순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아파트는 수도권(0.02%), 지방(0.13)에서는 상승했지만, 서울에서는 상승을 멈춰 보합 전환했다.
전세가격 역시 올해 1월 상승 폭이 확연히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전국의 전세가격은 아파트(0.06%), 연립주택(0.13%), 단독주택(0.05%) 등 모든 주택 유형에서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전국 주택 전세가격 상승률은 0.07%로 지난해 12월(0.25%)보다 상승 폭이 꺾였다. 수도권(0.01%), 지방(0.12%), 서울(0.04%) 모두 전달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됐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0.04%로 하락 전환했다.
부동산원 측은 “서울의 경우 역세권이나 중저가 위주로 전세가격이 상승했는데 갱신계약 사용 및 대출금리 상승 영향으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천과 경기의 경우 신규 입주물량 증가의 영향으로 경기는 상승에서 하락 전화됐고 인천은 연수와 서구에서 하락 전환돼 상승 폭이 축소됐다”라고 덧붙였다.
부산(0.11%), 대구(-0.2%), 광주(0.33%), 대전(-0.21%), 울산(0.33%) 등 5대 광역시는 지난달 주택 전세가격이 0.05% 올랐다. 특히 대전(-0.21%), 세종(-1.28%)은 매매가격에 이어 전세가격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세대출 금리 인상 및 대출 규제 영향으로 월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월세, 준월세, 준전세를 포함한 지난달 전국의 월세 통합 상승률은 0.16%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보다는 상승 폭이 축소했지만, 매매가격(0.1%), 전세가격(0.07%)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월세 통합 상승률은 서울의 경우 0.11% 올랐고, 인천 0.26%, 경기 0.20%의 상승률을 보였다.
부동산원 측은 “서울의 경우 전세대출 금리 인상 및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월세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교통여건이 양호한 역세권 위주로 상승했다”라며 “인천은 정주환경 양호한 신축 및 역세권 위주로, 경기는 저평가 인식 있는 중저가 위주로 주택가격이 올랐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