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돌풍에 힘입어 글로벌 메가브랜드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메가브랜드는 연 매출 1000억 원 이상 달성한 제품을 가리키는데, 라면, 만두 등 올타임 베스트셀러 제품뿐만 아니라 K드라마 등 한류에 힘입어 치킨은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 이후 건강, 가치소비 대한 관심이 늘면서 관련 제품도 새롭게 메가 브랜드 반열에 합류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情’이 지난해 글로벌 연 매출 5000억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직전 연도 같은 기간보다 8.8% 성장한 수치로, 개수로만 약 34억 개이고 팔린 초코파이를 일렬로 세우면 지구 5바퀴를 돌 수 있다. 1997년 중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해외에 첫선을 보인 초코파이는 이후 베트남과 러시아, 인도에 잇달아 공장을 짓는 등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해왔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국가는 러시아다. 초코파이의 러시아 매출은 전년 대비 33% 성장했다. 러시아에서만 팔리는 초코파이는 총 12종으로 오리온 해외 법인 중 가장 많은 제품군을 보유했다. 가동 중인 2개 공장의 생산이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트베리주에 건설 중인 신공장이 올해 상반기 완공돼 공급량이 확대되면 성장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고래밥, 예감 역시 지난해 해외 매출이 각각 1000억 원을, '오감자'는 2000억 원대를 기록하며 오리온에서만 초코파이를 포함해 최소 쿼드러플 메가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는 해마다 비상(飛上)이다. 이미 내수 매출을 앞지른 불닭 브랜드의 해외매출은 2017년 1796억 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글로벌 메가브랜드 반열에 오른 이래 2019년 2400억 원, 지난해 3400억 원 등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메가브랜드 자리를 굳혔다.
삼양식품은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동지역까지 영토확장을 꾀하는 불닭을 한국라면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 1위 마트인 '판다'에 입점시키기도 했다. 불닭브랜드 외 삼양라면, 김치라면 20개 제품이 사우디 내 탄탄한 유통망에 입점하면서 중동지역 매출이 빠르게 늘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브랜드 인지도와 할랄제품 경쟁력, 이번에 확보한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의 탄탄한 판매망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면서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등이 현지의 대표 라면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영업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정통 글로벌 메가 브랜드 역시 순항 중이다. 농심 신라면은 이미 지난해 3분기 누적 해외 매출만 3700억 원을 넘어서며 처음으로 국내 매출을 제쳤다. 회사 측은 신라면의 지난해 연간 예상 매출액이 5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도 2020년 6400억 원의 해외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해 매출 역시 직전 연도 수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K푸드 열풍에 가세하면서 새롭게 메가 브랜드를 넘보는 식품도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지난해 12월 문을 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1호점인 ‘데이라시티센터점’은 한 달 만에 매출 46만 디르함(한화 약 1억 5000만 원)을 돌파하며 중동 진출에 청신호를 알렸다. 교촌은 간장시리즈, 레드시리즈, 허니시리즈 등 교촌의 대표 메뉴를 바탕으로 현지에 맞는 맞춤형 메뉴 구성을 통해 교촌의 맛과 한국의 치킨을 알리는 데 더욱 힘쓸 예정이다.
건강, 가치 소비가 화두로 떠오르며 CJ제일제당 음용식초 '미초'도 새롭게 메가 브랜드에 합류했다. 미초는 K뷰티에 관심이 많은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으로, 마시면서 피부 건강을 챙기는 음료를 콘셉트로 삼는다. 2015년만 해도 일본에서 연 매출이 50억 원대에 그쳤던 미초는 2020년 1000억 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메가브랜드로 발돋움했고, 이미 지난해 상반기에만 105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2배가까이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