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병력 피해, 여론 악화시킬 가능성
21일(현지시간) CNN은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막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 독립을 승인하면서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기 때문이다.
서방국이 러시아에 경고한 대가는 주로 외교와 경제적인 측면에 치우쳐 있다. 무역을 중단하고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접근을 차단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같은 경제적 고립이 사실상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못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병력 피해 가능성이 유일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CNN은 우크라이나군이 일반적인 평가보다 강력하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러시아의 전면전을 막을 가능성은 낮지만 이를 힘들게 할 만큼의 전문성은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 병사 수천 명에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도 봤다.
그동안 이뤄진 서방국의 지원이 우크라이나군의 전투력을 그만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서방이 제공한 대전차 무기와 스팅어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은 이미 러시아의 움직임에 제한을 가했을 수 있다. 과거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에도 스팅어는 소련의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2008년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 때보다 훨씬 나은 군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전술에 대한 경험도 늘었다.
2014년 러시아는 크림반도 병합 당시 지금보다 훨씬 열세였던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서 전력 손실을 입기도 했다.
러시아가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게 되면 푸틴 정권도 입지도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러시아가 권위주의 정권이지만 북한과는 또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 내에서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정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4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4세 응답자 중 41%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푸틴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25-39세는 물론 고령 집단에서도 35%가 같은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