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ㅇㅋㅋ’ ‘풒’...이준석 소셜미디어 화력에 여야 모두 당혹

입력 2022-02-2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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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로 ㄹㅇㅋㅋ 네 글자만 치세요.”, “픞”

20대 대통령 선거전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소셜미디어 화법에 여야 모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대표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부산 유세 관련 기사 링크와 함께 “댓글로 ㄹㅇㅋㅋ 네 글자만 치세요.”라는 글을 적었다.

‘ㄹㅇㅋㅋ’이란, ‘진짜’라는 의미의 은어 ‘레알’에 인터넷상에서 웃음을 뜻하는 ‘ㅋㅋ’을 붙인 것. 평소 안 대표에 대한 이 대표의 언행으로 봤을 때 긍정적 의미로 쓰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링크 기사는 안 후보의 22일 부산 중구 부평 깡통시장 유세 발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안 후보는 이번 대선 후보 중 자신이 유일한 부산 출신이란 점을 강조하는 한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질문에는 “경선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윤 후보가) 겁이 나서 도망쳤다”며 “(윤 후보가) 포기해 주면 제가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답했다.

또 전날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윤 후보를 더 공격했냐’는 질문에 “몰라도 너무나 몰라서요”라고 답했다.

이준석 대표의 ‘ㄹㅇㅋㅋ’은 이런 안 후보를 비웃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서는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처님 손바닥 안에 있는 손오공 사진과 함께 “역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하자 “그분은 항상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분”이라고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2일 부산 중구 광복로 선거유세에서 '4번 타자'를 강조하며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의 조롱 대상은 안 후보에 그치지 않는다. 21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산격차를 줄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한 페이스북 글에 “자산격차에 따른 상실감을 줄이겠다는 생각에 공감한다. 그런데 업무추진비로 소고기랑 초밥이랑 쌀국수랑 닭백숙이랑 샌드위치 먹는 특권에 대한 상실감은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해소할 길이 없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전용기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자기 당 후보를 편드는 것까지는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며 조롱하고 깎아내려 적대감을 키우는 ‘도발의 정치’는 용납이 안 된다”라며 “무례하고 예의 없고, 어그로를 끌기 위한 정치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이쯤에서 멈추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의 위험천만한 소셜미디어 화법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결렬되기 전인 지난 18일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에 대해 “입을 다물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일상생활을 거의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단일화 얘기로 전화와 문자를 받고 있다”며 “정권 교체를 원하시는 국민들 마음에 화답을 하려면 결과적으로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더 조심해야 한다. 그래야 안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안 후보와 같은 마음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안 후보는 단일화 제안을 거둬들였다. 안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 결렬 선언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준석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단일화를 한다 해도 정권교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데, 당 대표의 ‘입’이 최대 리스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대표는 계속해서 ‘자강’을 외치며 단일화의 필요성을 일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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