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약 갱신해야 하는 소비자 불편도 덜어질 듯
"소비자가 직접 등록해야 해 불편" 민원
우량고객 가려내 손해율 관리 용이할 듯
올해 상반기 내 운전자별 주행거리 정보(마일리지 특약)를 보험사 간 공유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소비자는 주행거리 정보를 직접 찍어 보험사에 전송해야 하는 불편이 덜어지고, 보험사는 마일리지 특약 확대로 우량고객을 선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는 대신, 우량고객 중심 영업을 예고한 바 있다.
23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보험개발원과 손해보험업계와 마일리지 특약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보험개발원이 개발 중인 보험사 간 마일리지 특약 연계 시스템 구축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마일리지 특약을 소비자가 따로 등록해야 해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아 절차를 편하게 하는 것"이라며 "손해보험사 입장에서도 마일리지 특약이 확대되면 우량고객을 선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들은 각각 마일리지 특약을 운영 중이다. 주행거리 기준 평균 1만㎞를 지정하고, 주행거리가 기준에 미치지 못할 때 보험금을 환급하거나 차후 보험료 할인에 반영하는 구조다.
다만 보험사 간 운전자 주행거리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보험 계약자가 보험사를 변경할 때 주행거리 등 정보를 기존 보험사와 신규 보험사에 각각 제공하던 불편이 있었다. 연계 조회 시스템이 구축될 경우 이 같은 불편이 대폭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마일리지 사진 제출 횟수도 간소화될 전망이다.
해당 시스템이 구축되면 마일리지 특약의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도 일정 부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계기판을 직접 찍어 전송하는 방식이다 보니, 조작하거나 다른 차량의 계기판을 찍어 마일리지 보험에 가입하는 모럴 헤저드가 우려됐다"며 "대중적인 차량의 경우 중고차판매 사이트만 들어가도 손쉽게 계기판 사진을 구할 수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마일리지 특약이 확대되면 손보사들은 손해율 관리에 더욱 효율적이다. 차량을 덜 쓰고 이동 거리를 줄인 고객은 자연스레 사고확률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보험료 인하를 결정한 손보사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 21일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는 대신 우량고객 중심 영업을 예고한 바 있다. 고보장 플랜, 외제차, 직판 채널 우량 고객 등 수익성 매출을 확대하고 사고 발생 증가에 대비한 손해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입자들의 주행거리가 점차 짧아지고 있어 마일리지 특약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소비자 편의와 손해율 관리가 함께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