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를 받던 중 숨진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유가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왜 아버지를 ‘모른다, 기억 안 난다’ 거짓말하는지 궁금하다”며 고인의 생전 영상을 공개했다.
김 전 처장의 장남 A씨는 23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A씨는 2015년 1월 뉴질랜드·호주 출장 당시 김 처장과 딸의 영상통화는 물론 이 후보가 함께 찍힌 사진 등을 추가로 공개했다.
영상에서 김 전 처장은 딸에게 ”나 얼굴 너무 많이 타버렸어. 오늘 시장님하고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 오늘 너무 재밌었고 좋은 시간이었어”라고 말한다.
김 전 처장의 유족은 고인이 생전 이 후보와 찍은 사진도 여러장 공개했다. 유족이 ‘2015년 1월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타워 전망대 식사 장면’이라고 공개한 사진에는 김 전 처장이 이 후보 대각선 맞은 편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
또 ‘2015년 1월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알버트 공원’이란 제목의 사진에는 김 전 처장이 커다란 나무를 가운데 두고 이 후보와 손을 잡고 있다.
유족은 김 전 처장 휴대전화의 전화번호록 파일도 공개했는데 이 후보의 전화번호가 2009년 6월 저장된 것으로 나온다. 당시 저장명은 ‘이재명 변호사’였다. 이 후보에게 김 전 처장의 인연이 시장 시절 이전부터 시작됐음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후보는 그간 김 처장에 대해 “하위직원이기 때문에 저를 기억하겠지만, 저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사람”(CBS, 12월24일, 이하 2021년) “시장 재직때는 (김 처장을) 몰랐고…”(SBS, 12월25일), “시장을 할 때 이 사람의 존재를 몰랐다고 얘기했다”(채널A, 12월29일) 등이라고 말해 왔다.
A씨는 관련 자료를 추가로 공개한 이유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 조문이나 어떠한 애도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였던 12월 24일, 아버지 마지막 발인 날 이 후보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와 춤을 추는 모습까지 보였다”며 “80대 친할머니께서는 텔레비전(TV)을 통해 이 모습을 보시고 오열하시고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걸 보며 우리 가족 모두가 한 번 더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아무리 정치라고는 하지만 너무 마음이 아파 ‘이것은 아니다’란 생각이 들었다”며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대장동 사건 몸통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데도 구속과 죽음으로 꼬리만 잘리고 있다. 범죄의 설계자인 몸통은 끝까지 고인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뻔뻔스럽게 활보하고 있다”며 “고인과 유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길은 결국 특검 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