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공약 이행 재원, 350조? 1300조?…1000조 차이는 기본소득·기본주택·주택매입공사 계산법

입력 2022-02-2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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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공약 추계, 안철수 "1281조"vs선대위 "350조"
"기본소득 180조? 첫해 年25만 이후 국민 동의 받는다"
"기본주택 300조? 기금 25조 외 금융 조달ㆍ개발이익 환수"
"주택매입공사 220조? 서브프라임 사태만큼 집값 빠질 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21일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공약 재원추계 표를 제시했다. (SBS 유튜브 캡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내놓은 공약들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재원에 대한 정치권 추계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350조 원이라고 밝힌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300조 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000조 원 격차의 원인은 일부 굵직한 공약들에 대한 사각차다.

안 후보는 지난 21일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공약들의 추정 소요재원이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1281조1500억 원이라면서 주요공약별 재원추계를 제시했다. 그러자 이 후보 선대위는 다음날인 지난 22일 공약집을 발간하며며 총 소요재원은 350조 원으로 추계된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1000조 원에 가까운 격차는 전 국민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100만 호, 주택매입공사 공약에 대한 양측의 재원 추계 차이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먼저 전 국민 기본소득은 시행 첫해인 내년에는 연 25만 원을 지급하고 단계별로 늘려나가 임기 내 연 100만 원까지 올리는 구상이다. 매년 같은 폭으로 인상한다고 가정하면 5년 임기 동안 기본소득에 들어가는 재정은 약 180조 원이 된다.

그러나 이 후보 공약집상 전 국민 기본소득은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원회를 통한 국민 동의를 전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즉, 상승 폭이 유동적이고 ‘폐지’ 가능성까지 상존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연 100만 원 목표를 기준으로 재원 추계를 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게 선대위의 설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 경기 안산시 안산문화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기본주택 100만 호는 안 후보가 소요재정을 300조 원으로 추계했다. 이 후보 선대위도 비슷한 규모인 274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본주택은 30년 이상 장기 거주를 보장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역세권 핵심 요지에 짓는다는 구상인 만큼 100만 호를 짓는 데는 막대한 재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다만 직접 재정을 투입하는 건 주택도시기금 활용 25조 원뿐이고 부족한 비용은 금융을 통해 조달한다는 게 선대위의 입장이다. 선대위 정책본부 핵심관계자는 “300조 원은 전액 현찰로 기본주택을 짓는다는 과장된 가정을 한 것 같다”며 “또 역세권 재건축 과정에서 용적률 혜택을 줘 일부 부지를 확보하는 식으로 개발이익을 환수해가면서 짓는 것이라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논란이 돼왔던 주택매입공사도 추계 차이가 컸다. 공사는 집값이 폭락하면 정부가 사들여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함께 공공주택 비중 제고 기회로 삼고, 집값이 오르면 매물로 내놔 가격조정을 한다는 이 후보의 구상에서 나온 공약이다. 이에 안 후보는 220조 원으로 추정했는데,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도 가격조정을 하려면 전체 주택 물량의 10%는 보유해야 해 평균가격을 5억 원이라 가정해도 1000조 원이 소요된다는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이 후보 선대위는 집값 폭락 사태에 대비한다는 성격이 짙고, 장기간에 걸쳐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매입이 이뤄지는 만큼 추계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책본부 핵심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공공주택을 10% 넘게 늘려야 하는데, 짓는 방법 외에도 집값이 하락 사이클을 탈 때 정부가 매입해 확보하는 방식도 있어 내놓은 공약”이라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만큼 집값이 확 빠질 때 충격완화를 위해 매입에 나서는 거라 지금 가격으로 사는 게 아니다. 거기다 몇 년에 걸쳐서 매입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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