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예능형 콘텐츠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에는 신제품을 남들보다 빠르게 내놓고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는 데 치중했다면 이제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구매층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 18일부터 모바일TV ‘엘라이브’에서 퀴즈 정답을 맞춘 고객에게 매회 30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하는 ‘엘라이브 퀴즈쇼’를 진행하고, 영타깃의 예능형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일찍부터 ‘엘라이브’를 통해 예능형 콘텐츠를 선보여 왔다. 지난해 11월 2030세대의 골프에 대한 관심 증가에 따라 정길환 프로가 골프 입문자를 대상으로 수준 진단, 레슨까지 진행하는 ‘위드 정길환 골프’를 선보였고,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 20만 회를 넘어서고 있다. 또한 배우 한채영 출연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불라방’과 협업하는 등 상품 판매는 물론 재미, 예능 중심의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티몬은 최근 유통업체 중 가장 적극적으로 예능형 컨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6일 티몬은 아프리카TV 자회사 ‘프리콩’과 신개념 오리지널 콘텐츠 ‘게임부록’의 제작발표회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콘텐츠 커머스’ 시대를 예고했다.
3월 첫 주 티징 영상을 시작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게임부록’은 국내 첫 게임전문 토크쇼 형태의 웹예능이다. 올해 불혹을 맞은 김희철, 김성회, 성승헌 등 3명의 MC가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게임과 업계를 아우르는 스토리와 게이머로서 솔직 담백한 에피소드들을 들려주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매회 특별한 게스트가 참여해 필터링 없는 생생한 이야기와 즉석 게임, 이벤트를 펼친다.
박성호 티몬 제휴전략본부장은 “상품과 콘텐츠의 자연스러운 연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파트너들과의 시스템 연동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재미다. 수익은 중장기적인 목표로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티몬은 그룹 AOA 멤버 찬미와 함께 토크쇼 형식의 라이브방송 ‘찬미스런 생활’의 첫 방송을 자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티비온(TVON)에서 공개했다. 이 방송은 2030 여성을 타깃으로 다이어트와 헬스에 관련된 제품을 선보인다. 찬미가 일주일 동안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솔직한 후기를 나누는 것은 물론 찬미만의 자기관리 비법을 공유하는 내용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티몬의 콘텐츠 이용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통계분석전문기업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1월 티몬을 찾은 순 이용자수는 740만 명, 전월대비 증가율은 4.4%로 소셜커머스/오픈마켓 카테고리 상위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고객들의 월평균 이용일수 또한 8일로 대부분의 고객들이 주 2회 가량 티몬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돼, 동종업계 2위를 기록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지난 주 드라마 제작사 플레이리스트와 ‘온·오프라인 콘텐츠 경험 가치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영토 확장에 나선다. BGF리테일은 이번 협업을 통해 편의점의 주요 고객층이자 트렌드리더인 MZ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포부다.
이미 CU는 공식 유튜브 채널인 '씨유튜브'에서 편의점 최초 웹드라마 '단짠단짠 요정사', 데프콘이 움직이는 편의점이 돼 길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웹예능 '쓔(CU)퍼맨, 인기 상품 생산 모습을 보여주는 '씨유타임즈' 등 차별화가 담긴 콘텐츠를 내놓은 바 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콘텐츠 제작에 열을 쏟는 이유는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MZ세대는 브랜드에 대한 가치와 경험을 고려해 소비를 결정하는 성향을 보인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타인과 공유하는 것을 즐기는가 하면, 콘텐츠 속 제품이 광고라는 것을 알면서도 망설이지 않고 구매하기도 한다.
정운영 롯데홈쇼핑 라이브커머스부문장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라이브커머스 이용이 증가하면서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콘텐츠 기획에 주력하고 있다”며 “재미와 정보, 예능 중심의 콘텐츠를 통해 MZ세대의 관심을 유도하고, 이들이 충성고객이 될 수 있도록 이색 상품, 차별화 콘텐츠를 확대하며 모바일 쇼핑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