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 속출...“민간인 포함 137명 사망·316명 부상”
"체르노빌, 수도 키예프와 100km 거리”
원전 방사능 물질 비산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가 격화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해보면 러시아군은 동·남·북 3면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 공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제압한 것으로 보인다. 공항 인근에서는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사이에 총격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뿐만 아니라 벨라루스 국경에서 남하해 키예프로 접근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도 침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4일 공중폭격으로 비행장 등 군사 인프라 74곳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진격에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 새벽 동영상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군사작전으로 민간인과 군인 137명이 사망하고 31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수도 키예프를 향해 진군하는 등 전투가 격화하고 있어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90일간의 총동원령을 내리고 국민에 러시아에 맞서자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군사 목표물만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간 시설도 공격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사람들을 죽이고 평화로운 도시를 군사 목표물로 만들고 있다. 이는 절대로 용서되지 않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군은 24일 키예프 북쪽에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체르노빌도 점거하는 등 침공 기세를 몰아가고 있다. 체르노빌 원전은 구소련 시대인 1986년 폭발사고가 발생해 현재까지도 반경 30km 내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당시 폭발한 원자로 4호기는 사고 직후 핵연료와 핵물질이 남아있는 원자로 위에 급하게 씌웠던 콘크리트 방호벽에 금이 가는 등 붕괴 우려가 커지자 2016년 100년을 버틸 수 있는 철제 방호벽을 덧씌우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후 2019년부터 추가 방호벽이 가동에 들어갔다. 현재도 내부에서는 관련 처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외신은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원전이 손상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방사능오염 물질이 비산할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체르노빌 원전은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남쪽으로 16km,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져 있다.
NBC뉴스는 이와 관련해 체르노빌은 수도 키예프로 가는 가장 직선거리에 있는 곳으로 체르노빌을 장악함으로써 잠재적인 적진의 위험을 피해 벨라루스 드네프르 강을 건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행정부 국방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를 담당했던 에블린 파르카스는 "우크라이나 전체를 장악하기 위해 체르노빌을 원하는 것"이라면서 "그들은 수도를 포위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