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국가채무 증가 속도엔 정부도 경계…재정 정상화 이뤄져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에 한국의 재정관리 방향을을 설명하며 "정부는 엄격한 재정준칙 설정·준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앤 반 프라그 무디스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화상으로 만나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평가와 관련된 주요 현안을 논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면담은 무디스가 등급 평가를 앞두고 21일부터 진행 중인 연례협의의 일환으로 부총리와 국제신평사 간 올해 첫 면담이다.
홍 부총리는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국가채무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선진국 절반 수준인 국가채무비율 증가 폭, 올해 국가채무비율·재정수지 전망치 등을 고려하면 재정건전성은 주요국 대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부도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수행한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으나, 앞으로 우리 일상과 경제활동이 정상화됨에 따라 '재정의 정상화'도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총지출 증가율을 점진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비과세·감면 정비 등을 통해 세입기반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작년 한국 경제의 4% 성장에는 민간소비와 수출, 투자, 재정 모두가 고르게 기여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 1인당 GNI는 3년 만에 증가 전환하면서 3만5000달러 수준을 달성할 전망이며, 고용시장 또한 지난해 취업자 수가 37만 명 증가하는 등 팬데믹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올해 3.1%의 성장률을 제시했다고 소개하면서 "코로나19 전개양상, 지정학적 리스크 등 일부 불확실성은 상존하나 3%대 성장률은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오미크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카드매출 회복세 등으로 나타난 민간소비와 견조한 증가 흐름을 보이는 수출이 우리경제의 회복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물가 상승세 지속, 우크라이나 사태의 파급영향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정부는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무디스 측은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에 동의하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한 정책 방향, 고령화 등의 재정 측면 영향, 우크라이나 사태의 경제적 영향 등에 관심을 표명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들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우리경제 동향과 주요 이슈 대응방향 등을 적극적으로 공유함으로써 대외신인도 제고 노력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이번 연례협의는 이달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무디스의 올해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평가·발표는 2분기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