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 바이오 업체들이 ESG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친환경 분야에 대한 경영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바이오협회가 28일 발간한 ‘해외 바이오.제약기업 ESG 대응 현황’에 따르면 미국 상장 50개 바이오기업 조사결과 대부분 ESG 도입 초기 단계며, 국내 기업의 경우 일부 제약 업체만 실시할 뿐 업계 전반적으로 ESG에 대한 대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법무법인(Fenwick) 자료에 따르면 미국 상장 바이오기업 ESG 공개 대부분 시행 초기단계다. 기업경영진 및 투자자 100명 대상 설문조사결과, 향후 1년 이내 ESG의 중요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응답이 92%, 중요성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응답은 8%에 불과했다.
바이오기업들은 ESG 중에서 S(사회적책임)에 대한 자료 추적조사 및 조사계획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E(친환경)는 천연자원, G(지배구조)는 데이터보안·CP 관련내용을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다국적제약사들, 투자자 및 소비자 요구증가로 사회적책임(S)에 더해 의약품 생산에 따른 환경 영향 최소화(E)를 위해서도 다양한 시행 수립 및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다수 제약사들이 10년 이내 탄소중립 및 폐수배출 개선, 폐기물 저감 등을 주요이슈로 언급하고, 최근에는 지속가능성 및 친환경 경영을 위한 녹색 채권을 발행하는 추세다.
미국 Amgen(암젠)은 ESG 프레임 워크의 일부인 E(친환경) 목표 추진을 위해 녹색채권 발행하고, Merck(머크)도 지속가능성 채권을 최초 발행했다. 이스라엘 Teva(테바)는 기후 및 의약품 접근과 관련된 지속가능성 연계 채권을 발행했고, 스위스의 노바티스도 의약품 접근성을 개선하고 건강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가능성 연계 채권 책정했다. 이 결과 지난해 글로벌 녹색채권 발행량은 2020년 2944억 달러를 넘어 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2023년에는 1조달러로 전망된다.
이에 비해 국내 제약산업의 ESG 시도는 복잡한 평가기준, 전문인력 부족, 비용부담 등의 이유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제약바이오기의 ESG 평가 A등급 업체는 10곳으로 증가했지만, 상위제약사 위주로 ESG 경영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ESG 경영방침을 공개한 국내 제약사들 대부분 또한 사회적책임(S)에 집중하고 있고, 친환경분야(E) 평가는 타산업 대비 취약한 부분으로 나타나 친환경 요소를 반영한 경영전략 마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1년 ESG 등급 평가’에 따르면 2020년 한미약품과 일동제약 등 2곳에 불과하던 제약 바이오의 ‘A’ 등급 업체가 지난해에는 10여 곳으로 늘었다. 지난해 종합 ‘B+’ 등급을 받았던 일동홀딩스와 한독, 동아에스티, 동아쏘시오홀딩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A’로 올라섰다.
한미사이언스와 종근당, 에스티팜은 ‘B’에서 ‘A’로 두 단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회적책임경영 부문은 ‘A+’, 환경경영과 지배구조 부문은 A등급을 받아 ‘B+’ 등급에서 한계단 올라선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다소 있다고 지적한 종합 ‘B+’ 등급을 받은 대표 업체는 유한양행과 영진약품, 녹십자홀딩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다. 종합 ‘B’ 등급에는 동화약품과 유유제약, 삼일제약, JW중외제약, 국제약품, 대원제약, 현대약품, 삼진제약, 파미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에이프로젠제약과 부광약품, 동성제약은 ‘C’ 등급을 받았다.
쎌마테라퓨틱스와 폴루스바이오팜, 씨젠 등은 통합 ‘D’ 등급을 받았다. 기업지배구조원은 ‘D’ 등급에 대해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