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상장 기업 수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3월 주주총회 시즌의 막이 올랐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사회 다양성 요구, 주주관여 흐름, 주식매수선택권 등 기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올해도 기업들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됐다.
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K-VOTE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3월 주총 일정을 확정한 기업은 895곳이다. 전체 상장법인 2495곳 가운데 36%에 해당하는 규모다.
상장사 대다수는 3월 말에 주총을 집중적으로 연다. 3월 다섯째 주인 28~31일 주총을 여는 상장사는 416곳으로 가장 많았다. 카카오, 한국전력공사, 녹십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농심홀딩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의 주총이 열린다.
이어 3월 넷째 주 368곳, 셋째 주 93곳, 둘째 주 14곳, 첫째 주 4곳 등의 순이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셋째 주에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SDI 등 주요 계열사와 함께 주총을 연다.
이번 주총 시즌에선 중대재해법 시행과 등기이사의 책임 여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총수일가가 등기이사로 재임하는 회사의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작년 5월 기준 총수일가의 등기이사 재직 회사 비율은 15.2%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다양성 제고를 위한 요구도 확대되고 있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이사회 구성원이 전원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이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8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주주관여 활동 측면에서의 변화도 주목된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지 5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기업들은 더욱 공개적이고 적극적인 형태의 주주관여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 사태로 ‘임원 먹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효과적인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설계에 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경영진의 사익 추구로 부정적 신호가 발생하고 투자자가 손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향후 ‘투자자의 주식매수선택권 안건’에 관한 관심 확대 및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전망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