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안철수 정권교체 열망 의문"
국당 "단일화 진정성은 도대체 어디에"
그 와중에 '협상일지', '윤핵관' 논란…갈등 불지펴
최대 분수령 '단일화' 사실상 무산…'각자도생' 길로
지난달 2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간 '단일화 결렬' 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제 20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최대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됐지만 양측의 책임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허위사실 유포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그 만큼 이 사안의 폭발력이 크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측은 이번 결렬에 대한 책임을 안 후보 측에 묻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후보께서 순수하게 정권교체 주역이 되겠다라고 말씀하신 이후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단일화를 제안했다.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을 걸 예상하고 제안한 것인지 또는 안 후보께서도 이런 방식을 통해 단일후보를 선출하면 정권교체를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선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쪽에서 굉장히 많이 노력했다"고 했고, 윤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 역시 강원 유세에서 "국민의당과 안 후보가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저희가 다 수용했다. 근데 그쪽에서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제(27일) 윤석열 후보가 본인들도 더이상 단일화와 관련해서 곰탕을 끓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잘 지키리라고 생각한다"고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와중에 '협상 일지'와 '윤핵관 이슈'가 불거지며 양측 갈등에 불을 지폈다.
윤 후보가 지난달 27일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을 담은 '단일화 협상 일지'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정리해서 못만나면 깐다'는 파일 초기 제목이 논란이 됐다. 윤 후보는 그동안 "단일화를 위해 진실한 마음을 다했다"고 강조했지만 해당 제목을 보면 "안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 시 협상 경과 일지를 깐다"는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협상 파트너에 대한 도의에 어긋난 행위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다음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 측이 공개한 일지를 '수사기관의 허위 조서'에 비유했다. 그는 "그동안 그분들이 주장하고 호소했던 단일화의 진정성은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윤 후보 측은 단일화를 이야기하고 국민의힘은 흑색선전을 해대는 이중 플레이를 보면서 누군들 진정성이 있다고 느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측은 '수년 전 제목이 그대로 보인 것'이라고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희가 언론에 내놓은 제목이 아니다"며 "아마 2017년 표를 엎는 과정에서 작성하셨던 분이 실수를 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 당시 제목이 그대로 나왔던 것으로 문서 작성 과정의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국민의힘 경선 당시 윤 후보 캠프 총괄실장을 맡는 등 최측근으로 활동하다 '백의 종군'한다며 직책을 내려놨던 장제원 의원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전권 대리인 역할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또 다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논란도 불거졌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실 뒤에서 모든 걸 주무르는 사람은 역시 장제원 의원이었구나 하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면 윤핵관인데, 장 의원은 이번에 책임을 맡은 것"이라며 "장 의원이 협상에 나선 건 안 후보를 배려하기 위한 처사라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윤핵관을 가장 문제 삼았던 이준석 대표도 말했듯이 안 후보와 그나마 소통이 잘 되는 분(장 의원 매형이 카이스트 교수로 안 후보와 친분이 있다는 주장)을 찾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대선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추가 단일화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양당은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