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연간 최대 매출과 분기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를 통틀어 매출기준 톱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적자 폭도 커지면서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3일(한국시간) 쿠팡은 뉴욕 증시에서 2021년 매출이 2010년 창사 이래 최고치인 184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대비 54% 증가했으며 현재 환율 기준으로 22조 원을 넘는다.
이는 국내 유통 1위 이마트의 지난 해 연간 매출액(16조4514억 원)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이커머스 자회사인 쓱닷컴(1조4942억 원)과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지마켓 글로벌(4분기 1184억 원) 매출을 다 합쳐도 18조 원 수준으로 쿠팡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해 4분기 매출만도 전년 동기대비 34% 증가한 50억 달러(약 6조375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분기 매출로도 최대 기록이며,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률(유로모니터 자료)의 2배 이상이다.
이같은 쿠팡의 실적 성장세는 사용자 숫자와 사용자 한 명당 쓴 돈이 동시에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4분기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고객(Active Customer) 수는 전년보다 21% 증가한 1800만 명에 육박(1794만명)했다. 쿠팡 활성고객의 1인당 구입액도 전년 동기 대비 11% 이상 증가한 283달러(약 34만원)로 나타났다. 또한 와우멤버십 가입자 수는 지난해 연말 기준 900만 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놀랄만한 실적 성장에서 불구하고 적자 폭을 줄이지는 못했다. 지난 해 영업손실은 14억9396만2000달러(약 1조8039억 원)로, 2018년 1조1138억 원 적자를 낸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순손실 역시 15억4259만달러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2분기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손실 2억9600만달러가 포함된 점을 감안해도 적자 폭이 커졌다.
이는 인프라 확대 비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쿠팡은 지난해에만 1500만 평방피트(약 42만 평)의 물류 인프라를 추가했다. 물류센터, 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신사업 투자 뿐만 아니라 인력 확충 등으로 번 돈을 대부분 재투자했다. 4분기 손손실은 4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코로나 방역을 위한 비용 1억3000만 달러가 포함됐다고 쿠팡은 설명했다.
쿠팡은 올해도 규모의 경제 전략을 구사하면서 효율성을 높여 적자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와우멤버십 요금을 월 4900원으로 인상하고 택배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는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쿠팡 관계자는 “2년 전에 비해 매출이 3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이는 쿠팡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의미”라면서 “새벽배송과 편리한 반품, 쿠팡플레이 등 획기적인 고객 경험을 입증한 것으로 고객들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혁신을 지속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